뭐라도 해보자/경험 86

[기록] 노밀가루, 페스코 챌린지 D+30

어제부로 딱 한 달. 평소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어 과감하게 밀가루, 육류, 유제품, 카페인 음료를 끊어봤다. 지금까지 육류와 유제품은 한 번도 생각이 안났지만 밀가루가 제일 힘들었다. 평소에 내가 얼마나 많은 양의 밀가루를 먹었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포포브레드, 우부래도 같은 쌀베이커리가 있어 크게 힘든건 없었다. 매일 뭘 먹는지 기록하며 체크하는 습관도 생겼다. 몇 가지 장점을 나열하자면, 1. 체중조절 효과 (2키로 이상 감소) 2. 다리 붓기 감소, 다리 저림 현상 사라짐 3. 변비 사라짐 4. 몸 컨디션 강화, 마음의 평화 (짜증이 덜난다) 5. 밥맛이 좋아지고 소화가 잘됨 6. 장보는 비용 절감 (한살림에서 채소 위주로 구입하면 크게 돈이 들지 않는다) 이외에도 장점이 많아 주변에 ..

[기록] 가을걷이

회사 동료의 지인이 가을걷이를 한다고 해 따라간 밀양.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자연주의 농법으로 토종 벼를 농사지으신다. 많이 도와드리지도 못했는데 다음날 삭신이 쑤셔 부끄러웠다. 제대로 도움도 못드렸는데 매끼니에 간식까지 한바구니를 챙겨주셨다. 맛있는 채식을 먹을때마다 서울에선 사라졌던 입맛을 되찾았다. 도시에 살수록 자꾸 획일적으로 세상을 재단하게된다. 다들 나처럼 생각하고 비슷하게 살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밀양에선 전혀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걸 확인했다. 정신적으로 두드려 맞은 느낌이랄까. 친환경으로 직접 텃밭을 일구고 벼를 재배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 자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존하는 삶. 누군가는 지금 세상에선 그런게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치부하지만 그걸 실현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이렇..

[기록] 전남 신안군 2박 3일

신안군은 네 번째 섬 출장이었다. 금오도-안도, 연대도, 제주도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늘 마지막 날이 가까워지면 언제 서울에 올라가나 했는데 이번엔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까웠다. 1일차 - 비금도, 도초도 2일차 - 반월, 박지도 3일차 - 증도, 임자도 신안은 자연 그 자체의 섬이었다. 처음 보는 새들이 가득했고 살면서 처음 정말 큰 무리의 나비 떼들을 봤다. 짱뚱어와 꽃게들이 갯벌에 가득했고 짱뚱어가 갯벌에서 뛰어오르는 ‘뻘소리’를 처음 들어봤다. 제비는 내 볼을 치고 갈 정도로 그 어느 섬보다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주민분들도 정말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곳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산다는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뭐하나 더 챙겨주려는 어르신들,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시는 주민분들의 따..

[기록] 네번째 제주

2박3일 제주 출장. 11월 중순 제주의 날씨는 따뜻하다. 마라도, 송악산, 동백동산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서 자연 대신 건물이 가득 들어서있는 제주도 풍경이 안타까웠다. 많은 사람들이 힐링을 위해 제주에 간다고 하는데 나는 이번 출장에서 자연이 주는 위안을 크게 받진 못했다. (송악산에서 해가 질때 본 황금빛 바다는 기억에 남는다.) 갈라파고스, 이스터섬처럼 시간이 흘러도 자연 속에 사람이 그저 놓여있는 풍경들이 제주도에도 남아있으면 좋겠다. 자연을 위해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을 더 열심히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하게됐다. (+) 사료 챙겨가서 마라도 냥이들에게 밥주기 성공! 이제 여행땐 강아지, 고양이 사료를 꼭 챙겨가야겠다.

[기록] 죠니와 코미

작년에 이사를 온 후 아파트에 사는 길냥이 가족을 알게됐다. 겨울에 추워서 제대로 밥을 먹고 다니긴 하는지, 따뜻한 곳에서 자는지 걱정됐는데 그래도 아깽이 세 마리와 커플 냥이(아빠: 죠니, 엄마: 콩이)는 겨울을 잘 견뎠다. 이후 봄부터는 베란다를 통해 밥과 물을 챙겨주고 있다. 길냥이들을 챙겨주는건 처음인데 고양이의 매력에 제대로 빠지게됐다. 밥과 영양제를 잘 먹어서 살도 오르고 뽀송뽀송해진걸 볼때마다 얼마나 행복한지.. 특히 늘 약속한것처럼 나타나는 노랭이 죠니 덕분에 늘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가끔 처음 보는 동네 길냥이들도 밥을 먹으러 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내 나름의 눈인사를 하며 고양이들을 맞이한다. 부모님이 계신 연희동 집 정원도 길냥이들의 아지트가 됐다. 두 분 다 고양이를 안좋아했는데 ..

[기록] 일일 출퇴근 4시간 X 365일 = ?

올해 가장 뼈저리게 느낀건 시간이 돈이라는 것. 결혼 전. 서울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을 하면 왕복 1시간~1시간 20분 정도가 걸렸다. 따릉이를 타면 총 1시간 반 정도였으니 각종 기사들 속 출퇴근 지옥은 와닿지 않았다. 결혼 후. 업무 강도가 높은 마르꾸스 회사 쪽에 신혼집을 잡으면서 서울이 아닌 수도권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버스, 지하철, 도보이동 다 포함해 왕복 4시간의 거리. 피로도를 최대한 줄이려 회사 유연근무제도를 활용해 러시아워를 피하고 있지만 6개월쯤 지나니 체력이 바닥나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렇게는 더이상 다닐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첫 번째 돌파구는 '운전'이었다. 서울에서는 대중교통만 이용해도 충분해 지금까지 면허가 없었던지라 부랴부랴 운전면허부터 땄다. 자동차, 운전에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