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 300

[기록] 17일의 홀리데이

업무 보고 일정이 잡혀 한국에 깜짝 방문한 마르꾸스. 덕분에 2주 넘게 함께 2023년 연말을 보냈다. 같이 먹고 싶었던 떡볶이도 먹고, 부모님이 해준 집밥도 먹고, 가족들도 만나고, 서울의 봄 영화도 보고, 예당 공연도 보고, 초음파 진료도 같이 보러 가고, 같이 뒹굴거리며 수다떨고. 행복한 시간으로 가득 채웠다. 마르꾸스랑 있을때 가장 많이 웃는다는걸 이번에 알게됐다. 떨어져있던 몇달간 이렇게 크게 웃은적이 있나 싶다. 정말 많은 변화가 있을 2024년. 해외에서의 삶이 시작된다.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준비하고있다.

[기록] 2023.5 무등산

2023.05.12 급 휴가내고 목요일 퇴근 뒤 광주행. 금요일 오전 9시30분 증심사입구에서 산행 시작, 11시 40분 서석대 도착. 2시 원점회귀. 날이 흐려 등산하기 딱이었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들 - 서울이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혼자 등산한 곳이 무등산이 됐다. - 무등산에는 다람쥐와 새가 참 많다. 수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면 둘중 하나였다. -무등산 갈땐 물을 넉넉하게! 물이 모자랐는데 장불재 탐방지원센터에서 물을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서석대에 도착할때까지 물이 정말 꿀맛이었다. - 가장 힘들었던 입석대~서석대 구간에서 힘들어서 씩씩거리고 올라가는데 처음 보는 작은 새가 바위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덕분에 내가 올라온 길들을 돌아보고 경치를 감상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

[기록] 따로와 같이

마르꾸스는 출장중. 작년엔 거의 1년 중 절반은 떨어져서 보낸 것 같다. 내가 출근할땐 퇴근하고 퇴근할땐 지구 반대편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흘러가니 그리움을 느낄새도 없는 것 같은데 요즘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멋진 풍경 보면서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둘만의 시간을 보냈으면. 빨리 6월이 오길!

[기록] 노밀가루, 페스코 챌린지 D+30

어제부로 딱 한 달. 평소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어 과감하게 밀가루, 육류, 유제품, 카페인 음료를 끊어봤다. 지금까지 육류와 유제품은 한 번도 생각이 안났지만 밀가루가 제일 힘들었다. 평소에 내가 얼마나 많은 양의 밀가루를 먹었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포포브레드, 우부래도 같은 쌀베이커리가 있어 크게 힘든건 없었다. 매일 뭘 먹는지 기록하며 체크하는 습관도 생겼다. 몇 가지 장점을 나열하자면, 1. 체중조절 효과 (2키로 이상 감소) 2. 다리 붓기 감소, 다리 저림 현상 사라짐 3. 변비 사라짐 4. 몸 컨디션 강화, 마음의 평화 (짜증이 덜난다) 5. 밥맛이 좋아지고 소화가 잘됨 6. 장보는 비용 절감 (한살림에서 채소 위주로 구입하면 크게 돈이 들지 않는다) 이외에도 장점이 많아 주변에 ..

[기록] 가을걷이

회사 동료의 지인이 가을걷이를 한다고 해 따라간 밀양.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자연주의 농법으로 토종 벼를 농사지으신다. 많이 도와드리지도 못했는데 다음날 삭신이 쑤셔 부끄러웠다. 제대로 도움도 못드렸는데 매끼니에 간식까지 한바구니를 챙겨주셨다. 맛있는 채식을 먹을때마다 서울에선 사라졌던 입맛을 되찾았다. 도시에 살수록 자꾸 획일적으로 세상을 재단하게된다. 다들 나처럼 생각하고 비슷하게 살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밀양에선 전혀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걸 확인했다. 정신적으로 두드려 맞은 느낌이랄까. 친환경으로 직접 텃밭을 일구고 벼를 재배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 자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존하는 삶. 누군가는 지금 세상에선 그런게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치부하지만 그걸 실현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이렇..

[기록] 첫 렌터카여행 / 신안 2박3일

22.07.15-07.17 2박 3일 전라남도 신안 여행. 6월 출장때 마음을 빼앗긴 곳이라 마르꾸스와 다녀오기로 결심. 2년전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렌터카를 빌려 운전을 했다. 3일간 듣고 싶은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도 실컷하고 가고싶은 곳들을 누볐다. 이번에 간 곳은 목포에서 다리로 연결된 '자은도'다. 자은도를 기점으로 증도, 안좌도를 다녀왔다. 마르꾸스도 장롱면허지만 차도 적고 도로가 잘 되어있어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저번 출장때 인상적이었던 화도노두길, 증도 짱둥어다리 일몰, 퍼플섬 반월박지도를 다시 다녀왔다. 다시 가도 좋았다. 짱뚱어, 칠게, 흰다리농게 등등 수많은 생명체들을 넋놓고 맘껏 구경했다. 어릴적 봤던 여치, 방아깨비도 보고 참 좋았다. 숙소는 첫째 날은 증도 썬코스트..

[기록] 전남 신안군 2박 3일

신안군은 네 번째 섬 출장이었다. 금오도-안도, 연대도, 제주도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늘 마지막 날이 가까워지면 언제 서울에 올라가나 했는데 이번엔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까웠다. 1일차 - 비금도, 도초도 2일차 - 반월, 박지도 3일차 - 증도, 임자도 신안은 자연 그 자체의 섬이었다. 처음 보는 새들이 가득했고 살면서 처음 정말 큰 무리의 나비 떼들을 봤다. 짱뚱어와 꽃게들이 갯벌에 가득했고 짱뚱어가 갯벌에서 뛰어오르는 ‘뻘소리’를 처음 들어봤다. 제비는 내 볼을 치고 갈 정도로 그 어느 섬보다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주민분들도 정말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곳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산다는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뭐하나 더 챙겨주려는 어르신들,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시는 주민분들의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