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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인간극장 '엄마' (5부작. KBS. 2013.10.28 - 11.01)

멜로마니 2014. 7. 14. 22:01



인간극장 5부작 '엄마' │ KBS │ 2011.12.26-12.30



온 힘을 다해 사랑을 남긴 '명민숙'..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엄마'는 위대한 존재다. 그리고 한국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유난히 특별하다. 그건 아마도 자신을 희생하고 버려가면서 자식에게 모든걸 다 쏟는 모습이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는 것 그리고 자신의 모든걸 주고 사랑하는 것, 그건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하면서도 위대한 일이다. 지난해 10월 인간극장에 나온 엄마 '명민숙' 역시 그런 멋진 엄마였다. 5부작으로 소개된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난 아주 특별한 감동을 느꼈다. 오롯이 사람 그 자체 만으로 감동을 느끼는 경우가 흔치 않기에 처음 방송을 본 후에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보는 인간극장 5부작 '엄마'편에 담긴 엄마 명민숙에 대해 쓰고싶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명민숙씨는 혼자 다섯 아이들을 키우는 대단한 엄마다. 전 남편과 낳은 아이 둘과 마음으로 품은 아이 셋의 엄마인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당차게 하루하루를 산다. 여성이 홀로 아이 다섯을 키운다는건 상상도 못할일이다. 나 역시 처음 1부를 봤을땐 그녀의 당찬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고등학생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는 꼬마아이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레 키우는 그녀의 모습엔 아주 특별한 그 무언가가 있다. 단순히 여성이어서도, 그리고 모성애를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다. 그녀는 온 마음과 몸을 다해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는다. 홀로 국밥집을 해가며 다섯 아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해먹이고 하루를 꼬박 뒷바라지에 쏟는 그녀의 모습엔 범접할 수 없는 남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그렇다, 그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진짜 '사랑'의 모습이었다. 



5부작을 보면서 난 인간 명민숙에 점점 더 빠져들었다. 온전히 홀로 사랑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그녀의 모습엔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함과 연륜도 묻어났다. 그녀는 분명 자신만의 기준과 신념 그리고 방식이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성장 할 때까지 아낌없는 사랑과 지원을 하는 것, 그리고 후에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갈때도 자신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을 염두해두고 그녀는 아이들을 키운다. 그녀가 촬영 중간 인터뷰한 내용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에게 더욱 신경쓰는 그녀에게 왜 그렇게 하느냐 묻자 민숙씨는 아픈 손가락이 있으면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한다. 아픈만큼 호 하고 불어주고 아껴줘야 빨리 나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나에게 '엄마'의 깊은 마음을 느끼게 해줬다. 그저 따뜻하게 품어주는 엄마의 얼굴을 만난 셈이다. 



5부작 후반부엔 그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함께 가족촬영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여기서 난 어느 누구보다 아름다운 한 여자를 만났다. 처음 입는 웨딩드레스에 민숙씨는 행복의 눈물을 흘린다. 분명 눈물의 이유가 행복만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험한 일을 해가며 자신을 희생해왔던 지난날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래서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보며 눈물을 쏟는 그녀의 모습에선 나까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세상의 빛이 될 다섯 아이들을 홀로 키운 민숙씨, 그녀는 참 멋진 사람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의 삶 속에 녹아있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진짜 '엄마'가 무언지를 보여줬다. 그렇기에 그녀가 보여준 사랑을 난 기억하고 담아둘 것이다.


최근 뒤늦게 명민숙씨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간극장이 방영됐을 당시 그녀는 자궁경부암 수술을 한 후였다. 그때도 민숙씨는 자신보다 아이들을 걱정했다. 자신이 죽는게 걱정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떻게 될지가 걱정이라 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국밥집을 하면 자신이 죽어도 아이들은 그걸 통해 살아갈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을 하던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의 그녀를. 그런 그녀가 1년도 안돼 세상을 떠났다니. 갑작스런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이렇게 그녀를 그리는 글을 남기려 한다. 난 명민숙씨를 TV를 통해 만난 한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5부작을 통해 본 그녀는 날 울리고 감동시켰다. 내가 본 그녀는 홀로 힘든 삶을 살아낸 인간이었고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온몸을 던진 진짜 '엄마'였다. 온몸으로 사랑을 남기고 간 민숙씨, 마음으로 당신을 그립니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