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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단상] 2014 김광석 다시부르기

멜로마니 2014. 4. 27. 11:56



2014 김광석 다시 부르기 │ 박학기 한동준 유리상자 자전거탄 풍경 윤도현 최승렬 울랄라세션 박시환 정동하




김광석은 영원불멸할 뮤지션이다. 세상에 없어도 그의 노래는 끊임없이 우릴 울고 웃게 만드니까. 그리고 이렇게 가수들이 모여 그의 노래를 부르고 그를 추억하니까. 한국인이 가진 정서, 고민, 그리고 애환을 기타 선율에 담아내는 그는 진정 뮤지션이다. 삶의 고비고비에서 마주하는 감정들을 노래로 울려주는 몇안되는 진짜 뮤지션인 것이다.  공연에 출연하신 박학기님은 지난 주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와중에도 공연이 취소되지 않았던건 김광석의 뜻을 헤아렸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광석이라면 공연을 했을 것이고 노래를 통해 아픔을 나눴을 거라고, 그래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마음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잊혀지는 것,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등병의 편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 기다려줘, 변해가네 등 다양한 가수들이 수많은 곡들을 불렀다. 김광석의 노래지만 편곡을 통해 새롭게 각색된 곡들이었다. 가수마다 그 색깔이 다 다르기에 김광석의 노래를 떠올리며, 새로운 버전을 들어볼 수 있던 기회였다. 중간중간 김광석의 삶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살펴보며 올해로 50이 된 그를 향해 우린 노래를 함께 불렀다. 난 이 과정에서 살아있는 자들은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떠난 사람을 추억함을, 그러면서 인생은 계속됨을 알았다. 그의 곡 '나의 노래' 가사 처럼 노래는 애달픈 양식이다. 그리고 노래는 멀리멀리 날아가 아픈 사람들을 만져준다. 김광석의 노래는 그런 특별한 힘으로 우리 곁을 지킨다.


솔직히 공연 내내 김광석만 떠올렸다. 다른 가수들이 한 편곡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김광석의 노래는 오직 김광석이 전달했을때만 와닿는다는 그 이상한 느낌에서였다. 그래서 집에와 다시 김광석이 부른 노래들을 하나씩 들었다. 난 내가 나이를 먹는 과정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안다. 전에는 이해가지 않았던 가사들이 귀에 하나하나씩 들어올때, 그리고 마음이 먹먹해질 때 난 그를 만난다. 그래서 이렇게 아프게 혹은 즐겁게 노래했던 거구나.. 사람은 슬픔 속에서도 노래하며 살아내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는 나에게 '스승'이다. 답답하고 지진한 인생길을 조금은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그리고 그 안에서 슬픔도 결국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소중한 사람이다. 


공연 앵콜곡으로 '일어나'를 열심히 따라 불렀다. 요즘따라 특히 가사 하나하나가 너무나 와닿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를때, 그저 일어나서 다시 해봐야 한다고 말해주는 그를 통해 난 다시 용기를 낸다. 살아남은 자는 그래야 한다. 일어나야 한다. 죽을때까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내고 옳은 것을 위해 싸워야한다. 힘들땐 그가 우리 곁에서 따뜻한 노래로 힘을 줄테니 두려울 것도 없다. 우리 곁엔 영원 불멸한 뮤지션 '김광석'이 항상 함께 하니까! 그리울때마다 음악으로 그를 만날 수 있음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