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산

[등산/종주] 2014 지리산 종주 2박3일 (3일째) 06.20 - 06.23

멜로마니 2014. 7. 4. 01:39



흑...

벌써 마지막 포스팅이네..

아쉽다..........


지리산 2박 3일 종주 전, 금요일 밤에 하동에 도착해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http://blog.daum.net/jooricomhaha/853


다음날 의신마을에서 장터목까지 간뒤

http://blog.daum.net/jooricomhaha/857


둘째날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연하천대피소까지 강행군 !!

http://blog.daum.net/jooricomhaha/861


그리고.. 마지막날.. 대망의 노고단을 남겨두고.. 아침이 밝았다..!!!













새벽 여섯시 좀 전에 자동으로 눈이 떠져서 바깥으로 나가봤다. 

지난밤에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왔었는데 그에 비해선 날씨가 괜찮은 편이었다.
















내사랑 연하천대피소의 새벽 정경

















두 문구를 보고 울컥하여.. 노고단 가자고 친구 깨웠다. 어제까진 너무 힘들어서 그냥 2시간코스로 바로 내려가자고 했는데.. 마지막 십키로 남았으니 !!!! 어떻게든 노고단까지 가겠다는 생각이 나도모르게 들었다. 














6시 반에 출발하기로 하고 연하천 물로 아이스커피를 타마셨다. 















이 사진 표정 둘다 최곤데.. ㅋㅋㅋㅋㅋ 보여준 사람들마다 혼이 빠져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 안감고 두건으로 고정시킨지 삼일째. 신기하게 냄새는 안났다. 물론 내 착각이었다. 서울와서 지하철타니까 사람들이 다 내곁을 떠나갔음..

여튼 아이스커피와 에이스를 우걱우걱 씹으며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리라 다짐.

지난밤 대피소에서 만나뵌 산 선배님들이 노고단까지 갈때 어려운 코스가 한군데 정도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에 준비를 하고 출발했다.














새벽 여섯시 반에 출발해서 첫번째 난코스인 토끼봉을 지나 화개재엿나에 도착 ! 이땐 날씨가 화창해서 인증샷좀 찍었다.
















초록빛이 가득 !! 하지만 자세히 보면 파리떼가 엄청 많다...

















삼일 중 이 날이 제일 날씨가 좋은 편이었다. 그나마 그것도 계속 변해서 종잡을수가 없었음..
















삼도봉 도착해서 인증샷 !!!

삼도봉 오기 전에 난코스가 한군데 더 있어서 죽을뻔 ㅜㅠ

~봉이 너무 많아서 기억 잘 안나는데 이곳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가 갈라지는 지점이니까 ^-^ 신기방기

















가다가 돌탑있어서 돌올리고 소원도 빌구

돼지령 지나서부턴 멀리 안쳐다보고 진짜 내발만 보고 빠른걸음으로 주파했다.

보고있음 지치고 힘들고 맥빠지고 혼빠지니까..

그냥 죽고싶었다.. 끝이 없어서.. 너무 힘들었음 ㅜㅠㅜㅠ 

도대체 노고단고개 언제나와.....오늘안에 나오긴할까....... 이런 생각 하다가 나중엔 아무 생각도 안나고 그냥 발만 움직였다.














그렇게 정신 놓고 오다보니...

어느순간..

난 노고단 고개에 도착해있었다..

엥??? 여긴어디지 헐 설마 말도안돼

그렇게 헛소리를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노고단.. 맞구나.... ㅜㅠㅜㅠㅜㅠ 흑.......

진짜 이때 울컥했는데.. 

솔직히 울컥했다기보다 진짜 끝났다는게 안믿겨졌음 















지리산종주 시점에서 마침표를 찍는 인증샷을 남겼다. 그리고 산을 양해 둘이 같이 '야호!!!!!!!!!!!!'를 외쳤다.

아..

이때 진심으로 눈물났다.

괜히 챙피해서 아닌척했지만.

왜 눈물이 났지.
















저멀리 노고단과 인증샷도 남겨놨다. 노고단은 다음에 화엄사 갈때 봅세다.
















노고단고개에서 10분도 안걸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진짜 끝이란게 실감이 났다.

물론 성삼재까지 내려가야하지만..

여기서 콜라 흡입하구 좀 쉬었다. 이때가 12시정도 됐던 것 같다.















40분을 걸어.. 성삼재휴게소까지 내려왔다.

입구에 지도가 있어서 우리가 온 길을 되짚어봤다. 

말도안돼... 진짜.... 너무 많이 걸어서 계산이 안된다 ㅜㅠㅜㅠㅜㅠㅜㅠ 

코스가 겹치고 돌아가는 길이 있어서 기본 종주코스보다 더 길었다.
















마침 열두시 사십분이었나에 구례로 가는 농어촌버스가 있어서 탔다. 1인에 거의 5000원 정도였다. 내려가는길에 지리산의 모습을 넋놓고 쳐다봤다.... 이게 꿈인가 싶어서....

















구례역 도착하자마자 오후 2시 사십분이었나 서울행 버스티켓 끊구 밥먹으러 서성거리기 시작.

원래 짜장면 먹고시펐는데 터미널 근처 중국집이 문을 닫아서ㅜ 

압구정분식에서 김밥 라면 돈까스 흡입.

거짓말 안하고 둘이 10분만에 올 클리어했다.

너무 맛있어서 눈물날뻔 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


여하튼..

2014 지리산 종주가 우리에게 남긴것은....














친구는 등산화 한쪽이 아예 갈라져서 이틀째부터 테이프로 붙이고 다니고

난 삼일동안 머리를 안감고 손수건으로 고정시켰다. 

그래도 올해 종주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터미널에서 빨간색, 파란색 지리산 손수건을 사 친구에게 선물하고 나도 가졌다.
















그렇게 서울로 돌아왔슴다..


....


올라가기 전부터 

가능할까, 상상이 안돼.. 말도안돼..

라고 생각했었다.


매순간 발을 내딛었지만 그런 순간에도 스스로가 못미더울때가 있었다.


정말 끝이 있을까, 노고단까지 갈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을 종주가 끝날때까지 한 것 같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어리둥절하다. 정말 내가 하고 온건지 의아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이건 확실하다.


난 이 3일동안 내 모든걸 다 쏟는 경험을 했다. 


3일 내내 그 순간에 직면해 있었다. 발을 내딛는 작은 행동에도 난 지리산이라는 산에 직면해있었다. 그리고 그 압박감, 두려움을 기어코 떨쳐냈다. 만약 중간에 포기했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기분이다. 마지막 날엔 정신까지 놓아버리는 순간이 왔으니까. 그리고 그순간 지리산과 혼연일체되는걸 경험했으니까. 남들이 뭐라해도 난 그순간을 분명히 느꼈다. 


그래서 난 또 새로운 꿈을 꾼다. 그리고 나의 가능성, 에너지를 긍정한다. 3일간 그랬듯 앞으로의 삶도 그렇게 매순간 직면할 것임을, 그리고 당당하게 그에 맞설 것임을 다짐한다. 지리산이 나에게 준 지혜를 가지고 정신을 단련 또 단련할 것이라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지리산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 행복하세요. 산 선배님들의 도움을 얻어 무사히 종주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리산 산신령님.. 올해도 정말 감사합니다. 



智異山

  더욱 단련하여 또 만나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