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산

[등산/종주] 2014 지리산 종주 2박3일 (2일째) 06.20 - 06.23

멜로마니 2014. 7. 2. 22:54



아흑..


넘 힘들었던 지리산 종주의 둘째날이 밝았습니다...


금요일 밤, 하동 터미널에 내려 찜질방에서 잠을 잔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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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의신마을에서 장터목을 향해 출발 ~~!! 음양수와 세석대피소를 지나 7시간만에 장터목에 도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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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새벽 세시,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해 일어났다..


전날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흐려서 기대는 안했지만 


1년만에 만나는 천왕봉이라니.. 그것두 해가 뜨는 새벽에 만나는 천왕봉이라니..  


야간 산행이 처음이었기에 피곤과 부담이 느껴지면서도 설렘과 흥분이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세벽 세시에 일어나 얼떨떨한 정신으로 해드렌턴 셀카.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올라갈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딱 이런느낌이에요.

















후레쉬 안터트리면 사진이 안나온다.. 중간쯤에서 찍은거. 3시 40분쯤 출발해서 5시쯤 도착했다

















일출은 5시 15분이었나 그랬는데 우리가 너무 빨리 도착해서..ㅠㅜ 어두운 천왕봉 넘 무셔..

















일찍 오신 분들은 사람 붐비기 전 인증샷 찍기. 아 우리두 저때 찍을걸.. 나중에 사람 너무 많아서 기운빠졌다능 ㅜㅠ
















동트기전 천왕봉에서 투샷
















배고파서 다이제 먹으며 일출 기다리기
















바람 겁나 불었다.. 얼어 죽을뻔 ㅜㅠ 무슨 시베리아야 ㅜㅠㅜㅠ

날은 점점 밝아지고..

바람에 안개에 온세상이 뿌옇고..















하늘 보니 일출 보는건 글렀구나.. 싶었다

















차가운 바람으로 안개가 걷힐때면 주변이 또렷하게 보였다. 근데 넘추워...ㅠㅠ

















많은 분들이 기다리다 발길을 돌려 내려가셨다.. 오늘은 글렀다며... 아흑 그래도 가지 마세요....ㅜㅠ
















일출 순간이 딱 이정도였다.

해는 나와주지 않았다.

뭐 어때, 볼때까지 천왕봉 올겨
















아쉽지만 인증샷을 남기구
















안개가 걷힐때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지리산을 맘껏 보며.. 아쉬움에 발길을 돌렸다.. 
















아쉬움에 뒤를 돌아본 순간 !

저렇게 해를 만났다..

정말 특별했던 순간..

둘다 멍해져서 한참 쳐다봤었다















그래두 살포시 나와준 해를 봤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장터목을 향해 ~!!













 



일곱시 반이었나 여덜시였나 그쯤 도착해서 아침으루 서울 편의점에서 샀던 건과일과 콜라, 다이제 흡입..

다들 밥이랑 라면 해서 완전 잘드시는데 ㅜㅠ 우린 먹는게 너무 궁색해서 3일 내내 힘들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 연하천을 향해 출발 ~!! 장터목아.. 잘있엉..!!!


코고셨던 아주머님 절대 못잊을 것 같다
















다시 세석으루 돌아가는 길.. 진짜 욕나오게 징글징글한 구간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어서.. 질리다 못해 학을 뗐다.
















10시쯤이었나, 세석에 도착해서 햇반에 참치 흡입. 장터목에선 햇반을 데워주시지 않기 때문에 세석에 와서 데워진 햇반을 구입해 첨으루 밥을 먹었다..

역시 밥이 보약이야... 먹으면서 울뻔 ㅜㅜㅠㅠㅠㅠㅜㅜㅜ 
















그후 걷고 또 걸어.. 벽소령 대피소 가기 전, 선비샘에서의 사진. 사진 앵글만 봐도 얼마나 혼이 나가있었는지 눈에 보인다.


이날 새벽 세시 사십분부터 연하천에 도착한 오후 4시 30분까지 거의 쉬지 않고 계속 종주했다. 그러니 힘들수밖에... 


이날 마지막 사진이 선비샘일 정도로 이후의 구간들은 우리들에게 크나큰 시련이었다.. 욕이 나오다못해 나중엔 자학할 정도로.. 멘붕모드였음 ㅜㅠㅜㅠ


산봉우리를 한 세개 정도 오르락 내리락 한 것 같다. 나중엔 같이간 친구 멱살잡고 싸우고싶었음 ㅜㅠㅜㅠ
















우여곡절 끝에 연하천대피소에 도착.. 아흑.. 눈물나...ㅜㅠ


너무 힘들어서 걍 종주 여기서 끝내자고.. 드러워서 못해먹겠다고 친구한테 진상부리고


대피소에 계시는 직원분들께 제일 빨리 내려가는길이 어디냐고 여쭤보고.. 


아주 별 짓을 다한듯...ㅜㅠㅜㅠㅜㅠ..


이날 너무 힘들어서 저녁도 안먹고 그냥 밤 8시쯤 잤다. 낼 그냥 노고단 한가고 제일 빨리 하산하는 코스루 가야겠다 다짐하면서..


여튼.. 징글징글했던 지리산 종주 2일째는 여기서 끝..!!!


마지막 3일째는 다음 포스팅에서 !!




* 이날 느낀 것 *


- 연하천 대피소엔 벌레가 많다. 특히 화장실은.. 그냥 벌레집임....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대피소별 화장실 상태는 장터목, 세석, 연하천 순인듯. 그래도 갠적으론 연하천 대피소가 제일 소담하고 맘에 든다.


- 야간산행은 오히려 덜힘들다. 어두워서 멀리는 안보이기 때문이다. 보통 경사가 있는 구간이 계속되면 눈으로만 멀리까지 보고 금방 지쳐버리기 마련인데 야간산행땐 바로 앞에밖에 안보이니 지칠일이 없다. 동트기 전 천왕봉 올랐다가 해가 뜨고 다시 내려가니 우리가 이 길을 올라온게 맞았는지 싶을정도로 느낌이 달랐다. 신기했다.


- 천왕봉에서 노고단으로 내려가는건 단순히 내려가는 일이 아니다.. 오르락 내리락이 엄청나다 !!! 단순하게 천왕봉이 제일 높고 노고단이 낮으니까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그 사이에 수많은 봉우리들이 있다. 그걸 다 넘어야 노고단을 만난다. 그러니 천왕봉에서 내려와 연하천 대피소까지 가는 길이 힘들수밖에.. 첫날보다 오히려 둘째날이 더 힘든것도 이런 이유에서 인 것 같다.


- 친하지 않은 사람과 종주 함께 하지 말자. 함께 간 친구는 매번 산을 함께 가서인지 나를 잘 안다. 내가 힘들면 어떻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지 알기 때문에.. 그걸 받아주고 서로 응원하면서 끝까지 갔다. 이런 사이가 아니면 종주는 무리일 것 같다. 북돋워주는 관계가 아니면 중간에 그만두게 될 가능성이 크다.


- 가장 힘든 순간, 힘이 되었던 건 김광석님의 노래였다. 메들리로 6곡 정도를 무한반복했는데 그 힘으로 연하천까지 갔다. 정신 놓고 흥얼거리기도 하고 멍때리기도 하고 별 추태를 다부린 것 같네 


- 연하천 대피소 직원분들 너무너무 좋으시다. 세심하고 친절하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다. 연하천 대피소에 특별히 애정이 남은 것도 이분들의 힘이다. 다음에 또 가고싶은 대피소다.


- 천왕봉 일출 보게 된다면 그 후부턴 평일 낮에 천왕봉을 갈 생각이다. 사람 없고 한적할 때, 그리고 쾌청할때 만나는 천왕봉이 예쁜 것 같다.


- 천왕봉에서 일출보려면 엄청 껴입어야된다. 바람막이만으론.. 너무 추워 ㅜㅜㅠㅠㅠㅠㅠㅠ!!!



둘째날 정리는 이정도로 !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