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단상]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멜로마니 2014. 3. 15. 00:51



요즘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가 자꾸 맴돈다. 죽은 에우리디케를 살리기위해 지하세계에 내려간 오르페우스, 절대 뒤를 돌아봐선 안된다는 경고를 듣지만 오르페우스는 결국 뒤를 돌아보고 에우리디케를 떠나보낸다. 이 이야기가 이제야 나를 울린다. 왜 뒤를 돌아봐선 안됐는지, 그리고 오르페우스가 어떻게 사랑을 찾을 수 있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에우리디케를 살리지 못한 그는 현실로 돌아와 홀로 그녀를 그리며 애타게 살아나간다. 그리고 그는 수많은 구혼자들을 모두 물리친다. 결국 살이 찢기는 뼈아픈 고통속에 죽어가지만 마침내 그는 죽음을 통해 에우리디케와 만난다. 그때서야 둘은 함께하는 것이다.


온 인생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있는지? 그 사랑을 통해 더이상의 사랑은 필요없다고 느낄 만큼 강력한 사랑의 경험이 있는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는 그렇게 나에게 물어온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는 '네'라고 대답한다. "전 당신들의 마음을 알겠어요. 그리고 얼마나 인생은 고통인지, 사랑은 힘든 일인지 알겠어요"라고 중얼거린다. 그리고 "모든건 영원하지 않다는걸, 그리고 잡을 수 없는 것들은 뒤를 돌아봐선 안된다는걸 이제야 깨달았어요"라고 되뇌인다. 결국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만이 방법이니, 살이 찢겨지고 비참해져도 그를 통해 삶은 완성될테니, 난 그저 살아갈 수밖에.." 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뒤를 돌아보지 말아라! 돌아보는 순간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은 사라지고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