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나의 힘/쓰고 싶은 영화

[영화/리뷰] 디센던트(2011) - 알렉산더 페인

멜로마니 2013. 12. 22. 09:42




디센던트 │ 알렉산더 페인 │ 조지 클루니



보고나서 '이렇게 엮다니..'라는 말이 무심결에 나왔다. 영화는 크게 두 줄기로 흐른다. 그 두 가지 일은 별 관련이 없어보이지만 영화가 끝난 후엔 마음속엔 끊임없이 여운과 함께 의문이 들어온다. 도대체 뭘까. 대대로 물려받던 하와이 땅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과 뇌사상태의 아내를 알아가는 과정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한 중년 남성을 둘러싼 두 가지 대사건은 그렇게 관객들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디센던트(descendant), '자손'을 뜻하는 영화는 우리에게 주인공 맷 킹(조지 클루니)이 된다면 어떤 결정을 할지도 묻는다.  


하와이에서 변호사를 하는 맷 킹은 아내의 갑작스런 사고를 마주한다. 바다에서 보트를 타던 중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부인은 얼마 살지 못할거란 진단을 받고 맷 킹은 떨어진 섬의 기숙학교에 사는 큰 딸 알렉산드라(쉐일린 우들리)를 데리고 오기에 이른다. 문제아 행동을 하는 알렉산드라는 엄마의 죽음을 앞두고도 이상한 분노를 표현한다. 알렉산드라는 그 이유가 엄마가 뇌사상태에 빠지기 전 바람피는 장면을 봤으며 그것때문에 자신이 삐뚤어졌다고 아버지에게 토로한다. 이렇게 아내가 바람핀 사실을 알게된 맷 킹은 충격에 빠지고 바람을 폈던 남자를 찾기에 이른다. 영화는 그래서 아내가 사고가 나기 전, 살아있던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좋아했던 남자를 찾는 과정이 담겨있다.


영화가 꼬이기 시작하는 건 그 남자가 맷 킹의 부동산 일과 관련되면서부터다. 영화 초반 맷 킹은 대대로 선조에게서 받아온 땅을 처분하려 한다. 친척들과 합의 하에 거액의 돈을 받고 땅을 처분할 생각이었지만 그 계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바로 아내와 바람폈던 브라이언 스피어(매튜 릴라드) 중개업자 였던 것. 이사실을 안 그는 이제 짐 하나가 더 어깨를 무겁게 한다. 뇌사상태인 아내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그리고 팔기로 했던 하와이 땅을 처분할 것인지 말 것인지.. 맷 킹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영화는 큰 관련이 없어보이는 두 사건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어 놓는다. 주인공 맷 킹이 현명한 사람인건 그 일련의 사건들을 큰 안목에서 봤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물려받은 땅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그저 자신은 스쳐 지나가는 과정일 뿐임을 깨닫게 된 것. 그 틀에서 맷 킹은 아내의 바람과 죽음 역시 살피게 된 것 아닐까. 자신이 사랑했던 한 존재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사랑했더라도 아내는 자신의 것이 아님을, 그리고 그녀의 죽음 역시 자신을 관통해 가는 이치임을 깨달은 것은 아닐까. 내가 사랑하고 믿고 의지하던 타자들도 그만의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기에 우린 죽을때까지 상처도 받고 치유도 하면서 그렇게 자연처럼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것 같다.


영화 마지막, 부녀들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모습에 또 한 번 삶은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맷 킹은 아내를 떠나보냈지만 그녀와 지난날의 추억이 깃든 땅만큼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곁엔 너무나 귀여운 두 딸이 있다. 자신은 모르고 있었던 충격을 마주한 후에도 그는 담담히 아내와 자신의 문제를 정리해나간다. 거기서 오는 슬픔, 분노, 통쾌, 복수심과 같은 소소한 감정들을 맛깔나게 살려준 알렉산더 페인의 연출에 박수를 보낸다. 어른 '맷 킹'이 두 딸과 함께하는  좌충우돌 문제 해결기. 영화를 보며 그가 선조들로부터 받아온 지혜를 어떻게 안고 가는지 느껴보자 !





* 별첨으로 OST 中 사운드 트랙을 듣고 있으면 내가 있는 이곳은 바로 하와이가 된다..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2PfUFEf2ais&feature=share&list=PL5169863F2EFF800C


하와이 가고싶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