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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국] 파이이야기(2013). 이안 - '무한대'의 세상을 만나다.

멜로마니 2013. 1. 26. 15:56

 

 

 

 

 


파이이야기, 무한대의 세상을 만나다 ! 

 

 

시간이 흐를수록, 과학이 발달할수록 멀어지게 되는것엔 무엇이 있을까. 난 파이이야기를 보며 2013년의 내가 살아가는 세상과는 정반대의 세상을 만났다. 그래서 그 세상을 보며 신비로워하면서도 두려움을 품었다. 파이가 이야기해주는 미스테리한 바다의 이야기, 그리고 호랑이와 함께하는 생존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어쩌면 그 폭풍우치는 바다 속에서 만난 동물들과의 하루하루는 신에게 받은 자연스러운 인생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이름을 수학의 '파이'로 소개하고 호랑이와 함께 표류하는 200여일의 시간을 이야기해주는 이 영화는 나에게 단순한 재미를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줬다. 난 그 세상을 '무한대'의 세계라고 부르고싶다.

 

 

 

 

 파이가 가진 무한대의 숫자처럼, 파이가 만난 바다 속 세상은 무한대다.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 바다속에서 파이는 매일매일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물고기떼가 날라다니고, 거대한 고래가 점프를 하며 밤마다 바다속엔 자기가 가진 인생들이 비춰진다. 이런 무한대의 세상은 인간사회에선 볼 수 없는 세상이다. 수백일의 시간끝에 결국 구조된 파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난 식인섬의 이야기, 함께 지냈던 뱅골호랑이 이야기를 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동물이 아닌, 파이가 만들어낸 사람과 관련된 표류이야기를 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바다 속  파이가 만났던 세상은 그토록 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무한대의 세상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환상과 신비 그리고 두려움 이 모든게 공존하는 세계.. 인생이 가진 신비로움과 불확실성이 주는 아름다움을 시각으로 만난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에 닿을 수 있었던건, 이안감독이 가진 탁월한 연출력때문인 것 같다. 원작소설인 '파이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느낄 수 없었던 '메시지'나 의도를 이안감독은 그만의 해석으로 영화에 담아냈다. 그래서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파이이야기가 생겨났다. 글을 통해서는 볼 수 없었던 이안감독의 이미지들.. 그 환상적 세계는 처음 영화를 봤을때엔 아예 압도되어버린 기분마저 들게했다. 단순히 영상미나 세련미를 넘어서, 정교하고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이 기술적 완벽함만을 보여주는것이 아닌, '바다'가 가지는 두려움과 신비로움을 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감독 역시 그걸 의도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기술은 그 하나만으로 감동을 주지 못한다. 영화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가진 세밀한 느낌들이 표현되는 과정에서 관객 마음 속엔 그 이미지가 감정으로 꿈틀댄다. 영화를 보는 내내 흥분되고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던 것도 이렇게 영화 이미지가 보여주는 표현들이 탁월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간 원작을 뛰어넘지 못하는 영화들을 주로 만났기에 영화 파이이야기가 더욱 돋보인다. 이 영화의 경우는 원작이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들이 감독의 연출을 통해 새롭게 표현되고 태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무미건조하게 읽었던 소설이 영화로 내 삶에 성큼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영화 파이이야기가 보여준 세상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품고갈 내 마음 속 작은 꿈의 세상이 될것만 같다. 이제 나도 무한대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이안 땡큐!

 

 

사진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etailPhotoList.do?movieId=6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