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읽자/발췌

[시] 봄길 - 정호승

멜로마니 2013. 6. 25. 00:57

 

 

 

 

사진 : 2012년 봄, 노르망디에서.

 

 

 

정호승 / 봄길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 정호승님의 40년 시력을 기념하는 신작 시집 '여행' 이 나왔다.

궁금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