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나의 힘/영화예찬

[영화/내맘대로랭킹] 아듀! 다신없을 2000년대 한국멜로들.

멜로마니 2013. 6. 23. 15:27

 

 

 

 

 

 

 

내가 좋아하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의 한국멜로 총정리. 시험끝나고 제일 하고싶었던 일이 바로 이거였다. 이 일곱작품은 나의 청소년기에 나온 영화들이지만 나이를 떠나 지금까지도 이 영화들을 보면 마음이 아련해진다. 그 아련함을 주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영화들속에 녹아있는 한국의 풍경, 사람들의 모습이 현재와는 다른 따뜻함을 안겨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세련되지 못해도, 서툴러도 그 표현법들이 좋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좋다. 지금의 한국영화들이 거대자본을 앞세운 화려함과 세련됨에 치중하고 있다면, 이 7 편의 영화는 소박하지만 그 알맹이는 단단하다. 그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획일성과 진부함이 가득한 지금 영화들 속에서 내가 이 시기의 영화들을 가슴에 품고있는 것도 어쩌면 나에겐 한국영화의 향수가 그시절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인 듯 하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정말 좋은 한국영화들이 많이 나왔는데, 먼저 멜로편으로 내 취향을 이야기 하고 싶다. 순서는 개봉순서로 정했다.

 

 

 

 

 

 

 

 

불후의 명작(2000)

감독 : 심광진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현실은 에로영화 감독인 주인공이 자신의 꿈을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그러면서 만나는 사랑이야기. 박중훈의 순수함 가득한 연기가 참 좋다. 영화를 만드는 현실이 어렵고 슬프지만 그걸 유쾌하게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2000)

감독 : 박흥식

 

이 영화가 명작인 이유는 인물들의 자연스러움과 평범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꿈꾸지만 여자는 없는 은행 대리 김봉수와 밝고 톡톡 튀는 학원 강사 원주의 로맨스엔 평범함이 가득하다. 그렇지만 어떤 로맨스보다 재미있고 특별하다. 아마 그건 우리 모두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과정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빛나는 주연 전도연과 설경구의 연기에 은은함을 곁들여주는 조연 진희경, 서태화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거기에 지금과는 다른 추억돋는 풍경들을 보는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고, 음악감독을 맡은 조성우님의 OST도 참 좋다.

 

 

 

 

 

 

 

 

 

 

 

 

번지점프를 하다 (2000)

감독 : 김대승

 

개인적으로 한국멜로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은 독특한 시각으로 질문을 던져준다. 그렇지만 그 시각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영화 속 사랑의 모습에 마음이 아련해진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사랑'의 힘은 관객을 또 한번 꿈꾸게 만들어준다. 순수한 사랑의 힘을 키워준다. 제일 좋아하는 여배우인 이은주가 나온 점도 좋고, 먹먹함의 정점을 찍어주는 마지막 장면과 이병헌의 나레이션도 기억에 남는다. 엔딩크레딧이 올라올때 흐르는 김연우 버전의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도 빼놓을 수 없다. 좋아하는 감독인 김대승님이 또 이렇게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버스, 정류장 (2001)

감독 :  이미연, 정미정

 

여성적 감성이 풍부한 영화.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는 학원 선생님과 학생. 세상과 사람들에게 괴리감을 느끼는 그들은 비슷한 서로를 마주하고 사랑을 느낀다. 이 영화 때문인지 배우 김태우의 이미지가 딱 굳어져 버린 것 같다. 그만큼 자연스러움이 녹아들었고, 소통의 부재와 갈증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루시드폴의 OST도 강추!!  ( 루시드 폴 - 그대 손으로 듣기 : http://blog.daum.net/jooricomhaha/204 )

 

 

 

 

 

 

 

 

 

 

 

 

사랑니 (2005)

감독 : 정지우

 

성숙한 서른살 여인의 첫사랑같은 달콤한 이야기. 이태성과 정유미란 배우의 시작을 알린 영화가 아닐까 싶다. 정지우 감독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중 제일 부드럽고 달콤하다. 나이차를 뛰어넘은 사랑과 거기에서 오는 여주인공의 성장과정이 담담하게 표현되어 좋다.  볼 때마다 두근거리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 (2006)

감독 : 추창민

 

영화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느껴지지만, 감독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이 좋아 가끔 본다. 사랑을 놓치는 인생의 순간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른 후 여전히 남아있는 사랑의 모습들.. 시간이 흘러 그 모습과 방식은 변해도 '사랑'이란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남다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우린 매순간 사랑을 놓쳤지만 시간이 흘러 결국 사랑을 만난다는 감독의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이 작품 역시 김연우의 곡 '사랑한다는 흔한 말' 이 OST 로 잘 알려져 있다.

 

 

 

 

 

 

 

 

 

 

사랑할때 이야기 하는 것들 (2006)

감독 : 변승욱

 

이 영화는 사랑 뒤에 숨겨진 우리의 불편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줘서 참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지체를 앓는 형때문에 결혼도 못하고 뒷바라지하며 사는 인구, 아버지가 남긴 빚더미에 결혼은 커녕 사랑도 신경 쓸 여력이 없는 혜란. 사랑하기엔 버거워보이는 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서로가 가진 삶의 무게를 나누는 모습은 정말 사랑할때 무엇을 이야기 해야하는 것인지를 보여준다. 꿈과 낭만섞인 로맨스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불편한 문제들을 대면해야하는 사랑의 순간을 보여줘서 참 좋다. 결국 사랑이란 것이 각자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풋풋한 영화.

 

 

 

* 끝 ! '봄날은 간다 (2001)'는 고민하다가 뺐다. 차갑고 매정한 사랑의 뒷모습보단 위 영화들의 소박함과 풋풋함이 좋다.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movie.daum.net/?nil_profile=title&nil_src=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