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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청춘의 커리큘럼 - 이계삼

멜로마니 2013. 6. 9. 09:48

 

 

 

 

 

청춘의 커리큘럼 │ 이계삼 │ 한티재

 

 

 

 

조금씩 내가 속한 세상이 나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이 사회가 어떻게 나를 소비하게 만들고 사유하지 않게 만드는지, 그리고 나는 왜 문제제기가 없는 획일적 인생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만난 이계삼씨의 책은 운명적이었다. 이 책은 나처럼 "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문제를 던져야 하는가.." 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같이 생각해보자고 말을 건넨다. 함께 '공부'하자고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공부의 이유를 다루고 2부는 이 시대에 대한 공부를 이야기 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희망'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 각 부분마다 주제별 책들이 함께 제시되어있어 책을 읽은 후에도 관심있는 부분에 대해 공부를 이어갈 수 있다. 이렇게 책 속 우리가 관심갖는 주제마다 연결된 책, 사람들은 고민하는 과정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경제학, 농업, 핵발전, 교육, 전쟁, 역사등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아프니까 청춘"인 20대의 성장통이 아니다. 그것은 이 거대한 시대 변화의 한 표현이면서 또한 이 나라 모든 자리에서 힘없는 자를 향하여 쉼없이 자행되는 착취의 한 형태일 뿐이다. 청년들은 서로 손을 잡아야 하며, 바로 '지금 여기'에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함께 공부하고 깨닫는 기쁨을 회복할 수 있다면, 반역하고 땀 흘리는 삶의 기쁨으로 더러 몸이 뜨거워질 수만 있다면, 우리 몸에 꽂혀있는 은행과 핵발전소, 온갖 쇼핑몰들의 플러그를 하나씩 뽑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유이자 해방이 아니겠는가. "

 

그렇게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이 시대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와 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가 던져주는 이 시대의 이야기는 철저히 현실적이면서도 근원적 물음이 담겨있는 무거운 문제들이었다. 책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주제들이 얽혀있어 복잡하고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다. 한국 정당정치의 문제, 병역거부, 교육에서부터 핵발전, 농업 그리고 평화까지.. 개별 주제들의 스펙트럼은 넓다. 하지만 결국은 주체인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책의 말미에서 깨달았다. 또한 그 하나의 행동을 위해 이렇게 고민하고 공부하는 과정이 절실하다는 것을, 그래야 또 한번 새로운 세상을 꿈 꿀수 있음을 알았다. 저자는 그 고민하는 힘을 키워준다. 언론과 사회가 말해주지 않는, 그러나 너무나 중요한 문제들에 접근하고 의문을 가지게 해준다.

 

저자 이계삼님을 작은책 강연과 신문 기고글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책으로는 처음 만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든든한 스승님을 만난 기분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절실하게 듣고싶었던, 그리고 응원받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책에서 만났다. 평소 막연히 좋아했지만 막막했던 농사, 소박하게나마 꿈꿔왔던 작은 공동체가 갖는 힘, 주류 경제학을 배우며 가졌던 의문등에 대해 다시 힘을 얻고 새롭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책에서 저자가 제시해준 길처럼, 나도 그렇게 책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책 속 문장처럼 " 함께 공부하고 깨닫는 기쁨을 회복할 수 있다면, 반역하고 땀 흘리는 삶의 기쁨으로 더러 몸이 뜨거워질 수만 있다면 " 앞으로의 내 삶도 행복할 것만 같다.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