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여행

[기록] 금오도, 안도

멜로마니 2019. 6. 26. 21:55

 

 

 

 

 

 

 

 

 

 

 

 

출장이었지만 마음은 여행이었다.

 

비렁길도 걷고 온갖 산해진미를 먹어 오감이 호강한 시간들.

 

미역널방을 따라 펼쳐지는 해안절벽은 절경이었고 저녁먹고 나온 나를 조용히 기다려줬던 적막한 밤바다도 참 좋았다. 밤새 개구리 소리가 들렸는데 그게 내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가장 좋았던건 역시 사람이었다. 멋진 풍경들 속 주민분들은 우릴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조용한 섬인지라 사람이 풍경속에 아주 작게 들어가 있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시간을 낚으며 사는 분들 같았다. 서두름이 없고 인색함이 없으셨다. 매일 정해진 8시간의 근무 안에서 가장 빠른 일처리를 위해 우선순위를 두고 데드라인에 허덕이며 주말만 목빠지게 기다리는 내가 더욱 초라하게 느껴졌다. 여유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난 자연에 기대어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분들을 존경하고 부러워한다. 그분들은 자연의 흐름대로, 인간의 순리대로 살아간다. 억지로 밀어 붙이지도, 일에 매몰돼 스스로를 망가뜨리지도 않는다. 자연의 리듬 속에서 스스로의 리듬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 그게 내 인생의 지향점임을 이번 여행이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