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나의 힘/영화예찬

[단상] 2015 최고의 한국영화는?

멜로마니 2015. 10. 28. 22:47



2015년이 두 달이나 남은 지금,

성급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영화도 '무뢰한'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단연코 올해 가장 멋진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첫째, 영화관에서 이 작품을 못 본것을 진심으로 후회했다. 정말 영화관에서 봐야만 하는 작품을 작은 컴퓨터 화면으로 봤다는게 화가 날 정도였다. 사정이 어쩔수 없었으니 혹시 영상자료원이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재상영을 한다면 꼭 보러가리라 다짐하고 다짐한다. 영화관에서 못봐서 너무나 아쉬웠던 느낌이 참 간만인 것 같다. 


둘째, 영화란 말을 넘어 '작품'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섬세한 연출 ! 화면의 모든 세세한 부분이 관객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다. 그러니 찬찬히 뜯어보고 '무뢰한'이 주는 느낌과 감정을 모두 만끽하시라 !


셋째, 이런 캐스팅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 곽도원, 김민재 등 배우 한 사람씩만 놓고 본다면 강한 캐릭터에 뻔한 역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모든 배우들이 '무뢰한' 안에서 자연스레 녹아난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가 없는 느낌이다. 후반부에 마약하는 남자 역할을 하신 분도 정말 혼신의 연기를 하신듯. 영화 속 모든 사람들이 모두 최고의 배우였다. 특히 '김남길'은 이 영화를 통해 진짜 '배우'로 거듭났다.


여기까진 이 영화가 올해 최고인 이유 ! 멋진 영화기에 리뷰는 따로 쓸 예정. 


여튼


'무뢰한' 보면서 감탄하다가 '작가'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영화감독이라고 해서 모두가 '작가'는 아니다. 자기 자신이 고민한 것을 정직하고 진실되게 보여줬을 때 '작가'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멋진 감독이 된다. 난 이런 멋진 작가가 작업한 영화를 보면 경외심을 느낀다. 이들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몰두하고 시간을 쏟을지가 너무나 잘 보이기 때문이다. 분명 영화를 만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을 만드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난 한국 영화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편이다. 이미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는 2000년대 초반에 끝났다고 본다. 주입식 교육을 받고 열등감을 체득한 현 20대들이 미래에 멋진 감독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렇지만 무뢰한을 본 뒤 한국 영화에 희망이 보였다. 혼신을 다해 자신의 세상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멋진 작가들이 있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그분들이 더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너무나 좋아하는 이창동, 김기덕 감독도 그만의 세계를 보여주었으면 좋겠고,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 러시안 소설의 신연식 감독,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도 그들만의 새로운 한국영화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정성일 영화평론가를 싫어하지만 그가 한 말에는 동의한다. "시시한 영화를 보면 시시한 인생을 산다"라는 말. 수많은 개봉작들 사이에서 '작품'을 가려내는 일은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한 시작점이 아닐까? 멋진 감독을 찾는 일은 멋진 관객의 몫이다. 



사실

전도연씨의 연기에 감탄해서 글을 썼는데 감독 이야기만 주구장창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전도연,

무뢰한을 보면서 혼잣말로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그녀의 섬세한 연기가 모두 담긴 무뢰한의 엔딩은 최고가 아닐까 한다.

그녀가 있는 한 한국영화는 그만의 길을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