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나의 힘/영화예찬

[영화/결산] 슈게루의 2014 영화수첩

멜로마니 2014. 11. 9. 14:38



슈게루의 2014 영화수첩


한 해 동안 총 50편의 영화를 봤다.

그 중 처음 본 영화는 마흔 세 작품이다.



영화관에서 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파이트 클럽

행복한 사전

인사이드 르윈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

몽상가들

수상한 그녀

또하나의 약속

웨이스트 랜드

신부의 아이들


                        집에서 본 영화

위대한 유산

시작은 키스

더 리더

타인의 취향

로제타

5인의 탐정

아이즈 와이드 셧

샤이닝

생선 쿠스쿠스

사랑에 빠진 것처럼

시네마천국

토요일밤의 연기

그녀에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칠복성

Hard Eight

꽁치의 맛

007 골드핑거

카지노

퓨어

애수

에스토마고

자살클럽

행복

디아워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39계단

호수의 이방인

다이얼 M을 돌려라

타인의 삶

피아노의 숲

굿바이 레닌

무대공포증

영매

아킬레스와 거북이

야간비행

레지던트 이블 1,4





올해엔 영화관 가는 일이 뜸했다.

영화관에 가고싶을 때 상영작들을 살펴보면 마음을 끄는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수상한 그녀를 본 뒤엔 멀티플렉스에 절대 가지 않으리라 느꼈기에 상업영화를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올해엔 씨네큐브, 필름포럼, 서울극장, 서울아트시네마 그리고 시네코드 선재만 찾았다. 60만번의 트라이, 다이빙 벨은 여행 전 꼭 보고 갈 생각이다.





올해 난 주옥같은 영화들을 만났다.

그 어떤 해보다 마음을 담아 영화를 봤다. 마음속 풀리지 않는 고민과 아픔이 있을 때 영화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이거다'싶은 작품을 만나면 감독의 이야기를 읽어내려 애썼고 영화를 통해 감춰져있던 마음속 고민들과 조우했다. 감독이 나에게 던지는 고민들은 감동과 여운으로 남았고 그걸 글을 통해 담아내려 노력했다. 교감이 뜨거운 작품일수록 리뷰를 쓰는 일은 설렘과 흥분으로 다가왔다. 짜릿함을 참 여러번 느낀 한해였다.







그리고 올해 난 내 인생의 영화 두 편을 만났다.


나에게 영화를 왜 보냐 물어본다면, 날 알기 위해서라 답할 것이다. 내가 아끼고 아끼는 영화 속엔 '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인 '베티블루''파란대문'은 지금까지 살아온 나와 참 닮아있다. 그렇기에 아끼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영화들을 보는 건 이런 내 부분들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나도 몰랐던 나란 존재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아픔을 영화라는 방식으로 대면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단순히 영화라는 매체를 사랑하진 않는다. 그보다 가짜 영화가 아닌 '진짜' 영화를 사랑한다. 바꿔 말한다면, 감독의 고민이 진지하게 묻어난 작품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 고민이 나의 깊은 곳과 닿아있다면 그 작품을 '내 인생의 영화'라 명명한다. 두고두고 함께 할 소중한 작품들인 셈이다. 물론 이런 작품을 만나는 일은 일생일대의 결정적 순간이다. 그런데 올해엔 운 좋게도 그런 작품을 두 편이나 만났다. 바로 영화 '퓨어''로제타'다. 두 작품을 본 뒤 참 오랜시간 영화 속에 젖어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영화들을 올려놓는 영화 신전, '팡테옹'에 두 작품을 올리면서 괜히 혼자 울컥했다. 영화를 보며 느낀 감동이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어서다. 두 영화를 보며 느낀 감정들은 평생 나와 함께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올해 처음 본 영화 중 인상 깊은 작품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파이트 클럽

에스토마고

타인의 삶

영매

호수의 이방인

야간비행


다시 봐도 참 좋은 작품은

타인의 취향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못견디겠어서 보다 만 작품은

토리노의 말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성스러운 피


보고 욕한 영화는

리노의 도박사

수상한 그녀



정도로 추릴 수 있겠다.

영화를 볼 때마다 수첩에 적어놓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처음인 탓인지 익숙치않아 빼먹은 영화들도 있지만,

'진짜' 영화를 찾아낼 수 있는 참 좋은 습관인 것 같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