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허진호 │ 2007 │ 황정민, 임수정
영화 중,
시골 생활과 은희가 모두 싫증나버린 영수, 그가 은희와 함께 식사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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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 : 요즘 노후자금이 얼마 드는줄 알아? 4억 7천이래
은희 : 그렇게 많이 왜 필요해? 우리처럼 살면 큰 돈없이도 살 수 있는데
영수 : 그게 그렇지 않지 앞날은 어떡하고.. 젊었을때 뭔가 대비해야지.
은희 : 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앞날을 지금부터 걱정해, 오늘 하루 잘살면 그걸로 됐지, 그리고 내일도 잘 살고, 그렇게 살면 된다고 생각해 나는.
영수 : 뭐가 그렇게 살면 되는데? 니 생각처럼 세상이 그렇게 단순한줄 알어? 지금 좋다고 뭐 나중까지 좋으란 법 있어? 어휴
은희 : ..난 나중같은거 몰라.
영수 : 말을 그렇게 하면 안돼지. 흠.. 은희야, 너 밥 천천히 먹는거 지겹지 않니? 나 지겨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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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씬은 사랑이 떠나가버린 모습을 너무나 잘 담아내고 있다. 사랑엔 '현재'만이 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사랑한다면, 미래를 앞서 걱정하기 보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현재를 함께할 것이다. 하지만 영수가 던지는 대사 하나하나는 그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그에겐 이제 자신 앞에 있는 은희보다 앞으로의 미래, 즉 돈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함께하는 오늘을 중시하는 은희를 답답하고 미련하게 본다. 정말 미련한건 자신 아닐까, 스스로 사랑이 식어버린줄도 모르고 연인에게 생채기를 내며 생떼를 쓰는 그 모습이 정말 미련한 것 아닐까. 그래서 이 장면을 볼때마다 욕을 한다. 개새끼.. 너같은 놈한테 은희라는 여자는 사치야 !
혹시 이런 남자를 만난다면 당장 헤어지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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