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산

[등산] 어게인 비봉, 그리고 특별한 만남

멜로마니 2015. 2. 28. 21:40


마르꾸스와 2015년 첫 등산

아침 8시 불광역 2번출구에서 집합,

7212타고 구기동 현대빌라에 내려서 등산 시작.

10시 좀 넘어 비봉 도착.

잉카정글트레킹 덕분에 비봉까지 가는 등산로가 짧게 느껴졌다.

간만에 하는 등산이기도 하고 잠을 못자 컨디션이 좋지않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비봉에 도착했다.

언제나처럼 비봉이 보이는 바위 옆에 자리를 잡고 아점용 도시락을 펼쳤다.



메뉴는 밥, 반찬 그리고 국

맨날 올라와서 라면만 먹었기에 이렇게 도시락을 싼건 처음이었다.

남미에서 사온 도시락통과 보온병을 깨알같이 가져와 처음 써봤다. 보온력이 생각보다 훨씬 뛰어나 감동받았다.

그치만 무섭게 부는 칼바람에 마르꾸스와 난 미친듯이 빨리 밥을 해치웠다.

진짜 이렇게 추운데서 먹은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치만 밥은 꿀맛이었다. 추운데서 먹으면 체한다는데 너무 맛있어서 들어가는 순간 소화가 됐다.

그치만 밥을 다먹었을땐 손이 꽁꽁 얼어서 치울때 너무 아팠다. 날풀리면 도시락을 더 맛나게 싸와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을테다..



후딱 먹고 추워서 바로 상명대쪽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우린 정말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바로 문재인 의원님을 만난 것.

..

혼자 앉아계시는걸 보고 반신반의 했는데 가까이 갈수록 진짜 문재인 의원님이었다.

악수를 하는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창피하다. 뭐가 그리 서러웠었는지 눈물이 나도 모르게 터졌었다.

그렇게 챙피한 첫모습으로 인사를 나누고 마르꾸스가 가지고 있던 귤을 함께 나눠먹으며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이야기랄것도 없었다. 그냥 이 한마디 해드리고 싶었다. 힘내시라고. 많은 국민들이 당신의 뒤에서 말없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최근 박정희 묘 참배 사건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난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안다. 그렇기에 아군끼린 총구를 겨누어선 안된다. 

귤을 먹으며 싱거운 이야기를 하다가 의원님은 산을 다시 올라가셨다. 마지막으로 나눈 악수엔 내 나름의 에너지와 응원을 담았다.



정치인에게 모든걸 맡길 수 없다. 모든 짐을 다 안고 살기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 그래서 국민 개개인 모두가 행동해야 하고 변화시키려 노력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진보도 불가능하다. 오늘 의원님이 혼자 앉아계신 모습을 보니 모든 짐을 껴안고 계시는 것만 같아 마음 깊이 미안함이 올라왔다. 아마도 오늘 내가 울음을 터뜨렸던것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다음에 뵐땐 울지 않고 웃으며 희망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살아보리라 다짐했다.나부터 사회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히 다가왔던 날이다.  


여하튼

오늘 우리에게 북한산이 준 선물은

반가운 희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