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남미순간

최고의 선셋

멜로마니 2015. 1. 8. 20:39

 

 

 

 

 

 

 

 

 

어젠 소금사막 일일투어를 다녀왔다. 보통 열시반에 출발해 해지는걸 보고 밤 아홉시 전에 돌아오는 투어다. 투어 회사마다 일일투어 안에 선셋을 안보는 곳도 있지만 한국인이 추천하는 브리사 투어는 물이 많은 사막 한가운데서 선셋을 본다.

아침은 길거리식당에서 라마고기와 밀가루빵으로 배불리 먹고 열시반에 출발! 우리 팀은 한국인 여섯명과 페루에서 투어가이드를 하는 호세였다. 차안에서 소금사막을 보니 선라이즈 투어때와 달리 육각형으로 소금이 뭉쳐져 있었고 말라있었다. 비가 안오면 이렇게 말라있고 비가 오면 투명하게 변한다. 옛날 기차-기념품샵을 구경하고 차를 타서 물고기 섬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한시간 쉬었다. 이때 호세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우리가 쿠스코에서 마셨던 치차 데 호라 이야기를 하자 가게도 알고 있어 너무 신기했다. 쿠스코에 사니 당연히 알겠지만 그래도 치차 데 호라를 아는 사람을 만나 정말 기뻤다. 치차를 마시러 아레키빠도 갈거라 하니 거기에 있는 강추 맛집 주소도 적어주고 볼거리와 투어정보도 자세히 알려줬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려줬다. 아래끼빠 사람들은 자신들을 페루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페루 사람들은 세비체를 먹기 위해 아레끼빠가 아닌 리마에 간다는 것, 페루 지역마다 기니피그를 요리하는 법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는 것 등등 여행객이 알기 어려운 세세한 이야기들을 한시간 내내 해줬다. 여행을 하면서 궁금했던 페루-에콰도르 관계나 감옥에 있는 전 페루 대통령 후지모리 이야기 그리고 현재 3선에 성공한 볼리비아 대통령 모랄레스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듣고 나니 평소 가졌던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점심을 먹고선 소금사막을 달리다 중간에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정말 사진은 원없이 찍은것같다. 각종 소품과 거리감을 이용해 단체사진을 많이 찍었다. 사막이라 건조하고 햇빛이 너무 강해 힘들었지만 나중에 사진을 보니 찍기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고 다시 달려 소금숙소에서 잠깐 쉰뒤 부츠를 신고 선셋을 보러 갔다. 계속 마른 소금사막이었는데 조금 들어가니 물이 가득해 하늘이 비치는 소금 사막이 펼쳐졌다. 여섯시 이십분쯤 도착해 사진을 찍으며 일몰을 기다렸다. 사실 이때까진 선라이즈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서서히 밝아지며 두 세상이 겹쳐보이는 그 풍경을 잊지 못했으니까. 그치만 해진뒤 풍경을 보며 선셋도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 해가 지면 석양이 물에 비쳐서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삶도 그럴것이다. 태어나는 순간도 아름답지만 지는 순간도 참 아름다울 것이다. 여행중 밤버스를 타고 김광석님의 노래를 들을때면 쓸쓸해질때가 많았는데 선셋을 보며 힘이 났다. 쓸쓸하고 서글픈 인생의 순간애도 그만의 아름다움이 있을거란걸 느껴서다.

핑크빛 하늘이 물에 반사되는 그 풍경들에 마르꾸스와 난 감탄을 하며 바라봤다. 이순간을 위해 맥주를 준비해온 마르꾸스는 시원하게 마시며 행복한 순간을 즐겼다. 함께있음이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순간 한 대만분이 석양에 비친 우리 모습을 그림같이 찍어주셔서 우린 정말 행복했다. 카메라로 찍은 그 사진을 빨리 올리고 싶을 정도로 최고의 한장이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소금사막에서 지낸뒤 어둑해져서 마을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보니 별이 무~~지 많았다. 살면서 그렇게 많은 별을 본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소금사막은 나에게 참 많은 모습을 보여줬다.

돌아와선 녹초가 돼 길에서 햄버거를 사먹고 샤워를 한뒤 뻗어버렸다. 여행에서 나이를 무시하지 못하는게 확실히 이십대 초반과 체력이 많이 차이나서 피로감을 더 느낀다. 그래서 보는것도 달라지고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지며 경험도 달라진다. 그래도 우린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보고 듣고 느끼고있다. 남은 여행도 그렇게 하고싶다.

 

아 소금사막은 정말 와우에 나오는 소금평원이랑 똑같다!! 사실 지금까지 여행중 와우가 생각나는 풍경이 꽤 많았다. 갈라파고스에선 사과 선인장과 육지 이구아나가 그랬고 잉카정글트레킹을 할땐 안개낀 산봉우리가 와우에서 본것과 똑같았다. 와우는 정말 실제 세상을 바탕으로 만든 게임임에 감탄한다.

 

* 우유니 사막 추천 투어 및 프로그램 - 브리사 투어, 먼저 선라이즈 투어를 하고 선셋이 포함된 일일투어를 하면 퍼펙트! 물론 우기일때! 선라이즈 투어 130볼, 일일투어 200볼. 일일투어에선 단체사진을 많이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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