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남미순간

빠빠 쿠스코 푸노 웰컴

멜로마니 2014. 12. 30. 07:41

 

 

 

 

 

 

 

 

 

 

 

 

28일 밤 10시에 푸노헹 버스라 12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뒤 쿠스코를 마지막으로 돌아다녔다. 잉카 박물관을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이라 문이 닫혀 10솔 내거 택시를 탄뒤 크리스토 블랑코로 향했다. 이건 큰 하얀색 예수상으로 스페인이 개종하지 않는 잉카인들을 학살한 산 위에 참회의 의미로 지어진 것이다. 참회의 의미로 이걸 지었다는게 어이가 없지만 여기서 쿠스코를 내려다 보면 시내가 쭉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경치를 보며 KFC에서 사온 점심을 먹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동네쪽으로 걸어 내려왔다. 까페에 월리를 찾아라 프랑스판이 있어 시간을 때우다가 기념품을 구경하기 시작. 반팔 티를 사랑하는 마르꾸스는 잉카콜라와 쿠스케냐 티를 흥정해서 구입하고 난 여기식 스웨터 하나와 장갑, 머리띠를 샀다. 스웨터는 촌스러운 문양이지만 그래도 여긴 춥기땜에 33솔주고 하나 장만했다. 일요일이라 시내엔 사람들이 가득하고 구경거리도 있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구경했다. 그러다보니 저녁 일곱시가 돼서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고 어제 갔던 식당으로 택시를 타고 가 배터지게 먹었다. 하루종일 주전부리를 먹었더니 피자 가장 작은걸 시켰는데도 배가 불렀다.

여튼 저녁을 먹은 뒤 10시 버스를 타고 출발! 7시간 반 걸려 푸노에 도착했다. 도착할때쯤엔 어지럽고 가스가 차서 힘들었다. 티티카카호가 해발 3800미터가 넘으니 다시 고산병이 도진 것 같았다.

짐찾고 내려서 택시타는 길에 터미널에서 투어를 함께했던 스탠과 캐런을 만났다. 둘은 푸노에 머물지 않고 바로 코파카바나로 간다고 했다. 버스를 함께 타고온 한국 여자분도 여기에 한나절 있고 오늘 바로 코파카바나로 간다고 한걸 생각해보니 푸노보다 코파카바나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여튼 5솔애 택시를 타고 아르마스 광장 근처 숙소에 도착. 트립어드바이저로 알아본 숙소인데 인터넷 가보다 저렴해 예약할 필요가 없다는걸 느꼈다. 여튼 체크인 하고 버스에서 못잔 잠을 쿨쿨 잤다.

점심쯤 일어나서 숙소 직원에게 중국집을 물어본 뒤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치파는 어딜가나 무미건조한 맛이라 밥이 먹고싶을땐 꼭 찾는다. 겁나 단 소스에 치킨을 묻혀 밥과 함께 주는걸 먹고선 티티카카호로 향했다. 식당 직원이 걸어서 30분이 걸릴거라해서 배도 불렀는데 잘됐다 싶었다. 고산증세일땐 과식하는게 안좋은데 나도 모르게 자꾸 식욕이 샘솟아 큰일이다.

큰길을 주욱 걸어 티티카카호에 도착! 우로스 섬에 갈수있는 선착장에 앉아 한참을 처다봤다. 내가 남미 여행을 그렇게 오고 싶었던 그 티티카카호가 눈앞에 있었다. 사실 새벽에 동틀 무렵 버스에서 티티카카호를 봤을땐 눈물이 날뻔 했다. 뭔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티티카카호가 참 좋다. 그래서 연말도 새해도 이곳에서 보낼것이다.

한참을 처다보고 강을 따라 걷다가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같은걸 타고 다시 시내쪽으로 왔다. 와선 길에서 아이스크림, 파인애플 쥬스, 슬러쉬를 사먹고 광장에서 멍때리다가 아이페루로 향했다. 아이페루는 도시마다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로 야행정보를 물을 수 있는 곳이다. 2014년 마지막 날은 우로스 섬에서 보내고 싶어 숙박을 물으니 우로스 섬은 90여개가 있고 그중 숙박할 수 있는 곳은 5곳이라며 일일이 전화해 가격과 서비스 내용을 정리해줬다. 유명한 섬은 인당 7만원까지 한다고 해 놀랐다. 우린 그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인당 25솔로 저렴한 섬에서 묵기로 했다. 예약도 아이페루에서 해줘 너무너무 고마웠다. 마르꾸스가 스페인어를 하고 알아듣기 때문에 이 모든게 가능했다.

아이페루를 나와선 직원이 추천해준 치차파는 곳에 갔다. 쿠스코에서 마셨던 그 치차 맛을 잊을 수 없어 찾아간 셈이다. 들어가니 테이블이 있는 슈퍼인데 한쪽에서 치차를 팔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치차를 한잔씩 하고있었고 우리도 같은걸 두잔 주문했다. 그런데 당연히 알콜이 들어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맛이 달랐다. 알콜이 들어간건 없냐 물으니 주인 할머니가 그건 쿠스코와 아레키파에서만 마시는 거라고 설명해줬다. 쿠스코에서 우연히 마셨던 그 치차가 특별한 것이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래도 아쉽지 않았다! 할머니가 만든 치차는 달콤하면서 끝맛이 계피맛이 은은해 참 좋았으니까! 마시면서 슈퍼 내부를 구경해보니 이곳이 치차로 정부에서 상도 받고 tv에도 나온 무지 유명한 곳이었다. 맛나게 두잔을 원샷한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게를 나왔다.

푸노는 티티카카호를 낀 작은 마을일줄만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와라스보다 더 크고 상업이 발달해있고 티비에서 보는것처럼 옛날 방식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이제 코파카바나를 가면 페루와도 작별인데 페루와 해어지는게 아쉽다. 그러니 올해 마지막날과 새해는 페루에서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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