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남미순간

비와의 사투

멜로마니 2014. 12. 24. 10:56

잉카정글트레킹 4일차

 

드디어 잉카정글트레킹의 마지막 관문, 마추픽추에 다녀왔다. 새벽 네시반에 호스텔에서 출발, 다섯시에 마추픽추 도보 통행로가 열려 올라가기 시작. 지미 말로는 한시간이면 올라갈거라 했는데 한시간 반이 걸렸다. 게다가 출발할때부턴 비가오기 시작해 도착할때까지 비를 맞으며 마추픽추와 사투를 벌였다. 가도가도 마추픽추 입구가 안나와 이미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상태였고 우리팀 8명중 버스를 타고온 두명을 제외하고 나랑 마르꾸스 그리고 멕시코에서온 엔리케가 아침 6시 반쯤 꼴찌로 도착했다. 비가올줄은 생각도 못해서 바람막이로 버텼지만 바람막이도 다 젖어서 이미 몸은 홀딱 젖은 상태였다. 여튼 입구에서 지미와 만난뒤 마추픽추에 들어갔지만 비오고 안개가 껴서 기대했던 풍경은 보지 못했다. 한시간 정도 지미의 마추픽추 이야기를 듣고 각자 가보고싶은 곳을 가보고 자유시간을 가지기 위해 지미와 작별인사를 했다. 이번 트레킹이 좋았던건 팀원도 좋았고 가이드인 지미도 너무나 좋았기 때문인 것 같다. 지미를 보면 천진난만한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투어가 있을때면 일주일에 두번도 트레킹을 한다는데 정말 대단한것같다. 좋은 사람들과 4일을 함께했다는것에 감사한다.

비가오고 손이 얼정도로 추워서 11시쯤 마추픽추를 나와 버스를 타고 마을로 내려왔다. 투어 코스에 저녁 아홉시 기차가 예약되어있어서 전날 묵었던 호스텔에 반값만 내고 반나절을 쉬기로했다. 들어와 따뜻한 물에 씻고 두시간정도 정신놓고 자니 오늘 내가 뭘한건가 싶었다. 마추픽추는 멋있지만 3박4일간 마추픽추를 오는 과정이 더 즐겁고 뿌듯했던 것 같다.

저녁엔 아르마스광장에 가서 중국요리를 먹었다. 마르꾸스가 김과 피카리코를 챙겨와 공기밥을 시켜 비벼먹고 탕수육 비슷한 치킨요리도 배터지게 먹었다. 마추픽추에서 샌드위치만 만들어먹고 제대로 먹지 못해 기운이 없었는데 밥을 먹으니 힘이 났다.

밥을 먹고선 4일간 쌓인 빨래를 맡겨둔걸 찾으러갔다. 분명 마르꾸스가 7시 반까지 찾으러 온다고 했는데 세탁소 문이 닫혀있어 호스텔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부탁했다. 남미는 시간대중이 없어서 혹시 기차시간 전까지 세탁물을 못받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는데 다시 가보니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저녁을 먹고왓다고 말한다. 여기선 정말 화내는 사람만 바보가 된다.

여튼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3박4일 트레킹을 무사히 끝내고 다시 쿠스코로 간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내일엔 마르꾸스와 쿠스코에서 마사지를 받고 여유를 즐길거다. 트레킹이 끝나니 시원섭섭하지만 이제 여기를 떠나면 모기에 물릴일이 없을테니 신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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