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남미순간

미션 클리어

멜로마니 2014. 12. 19. 21:56

 

 

 

 

 

 

 

 

 

 

 

 

 

 

 

 

쿠스코에서 삼일째. 처음이 너무 최악이었던 탓인지 갈수록 조금씩 나아지고있다. 오늘은 볼리비아 비자 받기와 잉카 정글 트레킹을 알아보기가 주요 미션!! 내가 잠들어있을동안 마르꾸스는 몰래 새벽마실을 다녀와 예쁜 꽃다발을 선물했다. 로맨티스트 마르꾸스 덕분에 행복한 아침이었다. 숙소에서 맛난 패션프루츠 쥬스를 한잔하고 열한시쯤 나와 볼리비아 대사관에 택시를 타고갔다. 여긴 점심시간이 열두시부터 세시까지고 비자 받는게 까다롭다는 소리를 하도 들어서 오늘 안으로 꼭 비자를 받자는게 우리의 목표였다. 열한시 반쯤 도착해 대사관에 들어가니 남자가 시큰둥하게 우리 서류를 보더니 짜증섞인 목소리로 숙소 확인증과 황열병 카드를 복사해 다시 오란다. 나오자마자 쌍욕을 했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마냥 으스대는 모습에 짜증이 났다. 내가 왜 이런 거지같은 나라에 들어가려고 굽실굽실하는지도 이해가 안갔다. 한번 볼리비아 비자를 받은적있는 마르꾸스에 따르면 대사관에 카메라를 놓고갈경우 돈을 줘야 찾아갈수있고 돈을 안주면 카메라가 없다고 잡아뗀다고한다. 못사는 나라일수록 공무원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여튼 빠꾸맞고 나와선 세시까지 기다려야해서 점심 먹을곳을 찾았다. 모든게 짜증난 상태여서 그냥 막 길을 걷다가 푸드트럭을 발견. 거기서 8솔짜리 햄버거와 5솔짜리 파인애플+패션프루츠 주스를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푸드트럭은 여기서도 생소한지 지나가는 사람마다 사진을 찍고 신기하게 쳐다봤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선 인터넷을 하러 들어가 가짜 볼리비아 숙박 확인증을 만들고 여행계획서도 출력했다. 잉카정글트레킹 가격을 찾다가 괜찮은 곳을 발견해 주소와 이름도 적어뒀다.

점심먹고 인터넷을 하니 두시쯤 돼서 까페에 들어갔다. 마침 대사관 근처에 프랑스 블로그에 올라온 디저트 까페가 있어 거기서 후식을 먹었다. 커피와 코카에센스를 섞은 잉카커피라는게 있어 시켜봤는데 정말 커피랑 코카차를 섞은 맛이었다. 달달한 디저트를 먹고 세시까지 기다리다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사관으로 출발. 서류를 준비해 간걸 보여주니 대충 확인하고 한달 비자 도장을 찍어줬다. 둘이 나와서 어찌나 신이났는지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 볼리비아에 들어갈때 비자걱정은 없으니 행복하다!

즐거운 마음을 안고 택시를 탄뒤 눈여겨둔 투어 에이전시가 있는 아르마스광장으로 향했다. 투어 일정을 문의하니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어제 찾은 투어보다 절반 넘게 저렴한 가격으로 프로그램이 있어 바로 예약했다. 무엇보다 에이전시 대표 아저씨가 좋아 우린 기분이 좋았다. 뭘하든 사람이 좋고 정이 느껴져야 돈이 아깝지 않고 즐겁고 보람도 있는 것 같다. 이걸 왜 많은 쿠스코 사람들은 모르는지 이해가 안간다. 다들 돈돈돈만 외치니 질려버릴때가 많다.

여튼 3박4일 잉카정글트레킹도 예약해두니 쿠스코에서의 일정이 조금은 더 확실해졌다. 원래는 연말까지 있기로했지만 오래있고싶지 않아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일일투어 하나 정도 더 하고 푸노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결정하고선 마음편히 아르마스 광장 뒷쪽에 있는 12각돌을 구경하고 근처 기념품가게에서 내꺼 털모자와 마르꾸스 머리띠를 샀다. 저녁은 어제 점심에 먹은 동네 식당에서 둘이 12솔에 배터지게 먹었다. 여러모로 뿌듯하고 만족스런 하루였다.

이제 내일은 시내를 둘러보고 짐을 싸놓은뒤 새로운 숙소에 짐을 옮겨두고 다음날 새벽 잉카정글트레킹을 떠난다. 고도가 높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2000미터 미만이라 괜찮을것같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트레킹을 즐겁게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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