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기록하는 날보며 마르꾸스는 대단하다고한다. 힘들고 귀찮아 보일수 있지만 나에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쓰면서 속에 있던 많은게 정리되기 때문이다. 쓰다보면 생각과 감정보단 하루 일과 정리가 되버리지만 그래도 여기서 겪는 사소한 일들은 처음 겪는 탓인지 낯설고 신기하기만해서 깨알같이 적어두고싶다.
이제 고작 이십일을 지내고 있지만 몇가지 생각이 들었다. 먼저 남미는 코카콜라의 노예다. 갈라파고스부터 페루까지 여기 사람들은 콜라에 중독되어있다. 전통냄새를 풍기는 잉카콜라도 코카콜라 제품이고 생수조차 코카콜라 제품이 많다. 나역시 여기에 와서 코카콜라 음료를 무지 마셨다. 한국에선 건강에 안좋다고 안먹었는데 여기는 콜라없는 생활을 절대 상상할수없다. 남미 사람들은 하루하루 돈을 벌어서 콜라를 사먹으니 결국 미국에게 돈을 바치는 셈이다.미국없는 남미는 상상불가다.
마르꾸스와 여기 사람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주요 관심사는 부지런히 사는데 왜 가난할까였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돈이 되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은 다 외국에서 수입을 해오니 가난할 수 밖에 없다였다. 이곳 사람들이 길에서 파는 먹을것들은 무지 싸지만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는 아주 고가다.그러니 열심히 벌어도 돈이 남지 않을수밖에.
그렇다고 이곳에 사는게 불행하다고 할순없다. 더럽고 불편하고 답답하게 사는것 같아 보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이런 생활이 당연할뿐이다. 더 부유하고 편한 곳에서 살아온 나로썬 여기 사람들이 미련하고 답답해보이지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건강해보인다. 오히려 내가 이사람들보다 쓸데없는 생각만 많고 못살아내는것같다.
여튼 여기서 삶을 사는 또다른 방식을 보고있다. 규격화된 삶만 보다가 여기 사람들이 생닭을 짊어지고 걸어가는걸 볼때, 도축한 돼지 옆에서 맥주를 마시는걸 볼때면 내가 너무 작은 세상에서만 있었단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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