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남미순간

오마이고트

멜로마니 2014. 12. 2. 10:38

갈라파고스에서 맞는 두번째 일요일, 산크리스토발 섬에서 맞은 첫번째 일요일이다. 이곳은 산타크루즈섬과 달리 주민들이 많이 살아서 일요일 풍경이 확연히 다르다. 상점이나 음식점도 열긴하지만 더 한산하고 더 여유있다.

아침은 딸기우유로 간단히 마시고 마르꾸스가 사온 약을 발랐다. 온몸이 햇빛에 타고 간지러워서 마르꾸스가 보다못해 약을 사왔다. 바르니 껍질이 벗겨지고 덜 간지러워 좋았다. 그리고나선 인터넷을 하러 피씨방에 갔다. 해변가 바로 앞에 있는 피씨방이다. 난 페루 정보를 찾고 마르꾸스는 사진을 옮겼다. 그때 한쪽에서 컴퓨터를 하고있던 독일 여자가 소리를 질렀다. "오마이고트 마이 포토즈 알 곤!!!" 컴퓨터로 사진을 옮기면서 바이러스때문에 찍은 사진이 다 없어진거다. 네달치 사진이 없어졌다니 얼마나 충격이 클까. 나라면 컴터를 부셨을지도모른다. 억울하고 복창이 터지지만 어쩌겠는가. 영어를 못하는 여자 알바생은 자기는 모른다고하고 사진은 다 없어져버리고.. 그 독일여성은 한 이십분을 '오마이고트'를 연발하며 다녔다.심각한 상황인데 억양이 웃겨 억지로 웃음을 참고 나왔다. 이후로 마르꾸스는 그 독일여자 성대모사를 하면서 날 배꼽잡게한다.

겁나느린 인터넷을 1.5달러 내고 한뒤 3.5달러 럭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여기선 항상 닭고기를 먹는다. 여기식 핫소스인 피카리코에 닭고기를 찍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남미식 쌀밥도 꿀꺽꿀꺽 넘어간다.

일요일이라 연가게가 적어 그냥 길거리를 걸었다. 축구를 했는데 슈퍼 티비에 모여 이곳 사람들은 경기를 몇시간이나 보는게 참 신기했다. 길에 앉아 슈퍼 티비로 나오는 경기를 본다는게 참 신기한 풍경이었다.

동네 골목골목을 다니가 빵집을 발견했다. 여기 빵은 퍽퍽하면서 달다. 그치만 빵집안에서 만큼은 너무너무 맛난 빵냄새가 가득하다. 1달러짜리 큰 빵을 사서 저녁전 마르꾸스와 걸으며 먹었다. 저녁은 걸으면서 발견한 새로운 식당에서 해결했다. 난 3달러짜리 핫도그 감튀 콜라세트를 먹고 마르꾸스는 5달러짜리 닭튀김 콩요리 감튀 밥 콜라세트를 먹었다. 브라질에서 유학했던 마르꾸스는 그때 콩요리를 자주먹어 이맛이 그리웠다고 맛있게 먹었다.

비오는 일요일 저녁, 한산하고 여유롭게 그냥 돌아다니니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한국을 벗어나니 잘먹고 잘자고 잘싸면 그게 행복임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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