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남미순간

탈출시도

멜로마니 2014. 11. 27. 22:23

이제 살살 배아픈건 일상이 되버렸다. 어제 알로에를 바르고 자려했더니 온몸이 따가워 정말 정신병이 걸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계속 뒤척이다가 건타올에 물을 묻힌뒤 등에 적시고서야 잠이 들었다. 악몽을 꾸고 새벽 여섯시에 일어났다. 아침엔 마르꾸스와 어제 산 요거트를 해치웠다.

지금까진 내가 심하게 물갈이를 했었다. 마르꾸스는 그래도 어디 아픈데가 없어 날 챙겨주고 보살펴줬는데 오늘은 마르꾸스도 기운이 없다. 소화도 잘 안되고 배도 살살 아프다고 한다. 평소 사먹는 생수에도 이상한 냄새가 나서 앞으론 탄산수만 먹기로 결정. 둘다 몸이 안좋으니 갈라파고스가 싫어졌다. 10일은 더있어야 섬을 떠나는데 앞으로 지낼 날이 막막했다. 그때 뉴욕에 있던 친구에게 페이스타임을 해 투정을 부리니 비행기 날짜를 바꿀수도 있지 않냐했다. 옳다구나해서 호스텔에 한시까지 짐을 맡기고 란항공 에이전시로 향했다. 거기서 우리 나름의 섬 탈출계획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도했지만 날짜 변경엔 일인당 십오마넌이 넘는 돈이 들었다. 거지신세라 그냥 있기로 하고 한시 사십오분 산크리스토발편 배를 타기 전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우리들의 사랑 하와이안 핏자!!! 마르꾸스는 맥주에 피자를 난 콜라에 피자를 두조각씩 먹었다. 갈라파고스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다.

배불리 먹고 산크리스토발 섬으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배라고 하기도 뭐하다. 요트 정도. 두시간을 내리 통통거리며 배를 탔더니 속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새로 도착한 섬은 전에 있던 산타크루즈 섬보다 더 정감가고 편안하다. 휴양하는 섬이라 그런지 여유가 있고 무엇보다 바다사자가 곳곳에 가득하다! 해변, 선착장 주변엔 바다사자가 너무 많아서 신기할 정도였다. 우리의 탈출계획은 조촐하게나마 성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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