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단상] 그저 좋은 사람

멜로마니 2014. 9. 14. 16:28




나에겐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바로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지 않는 사람, 싫은사람이다. 난 최대한 좋아하는 사람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 원체 혼자 있는걸 즐기는 성격이라 약속을 잘 안하는 편이어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일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사람은 함께하면 편하고 즐겁다. 반대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는 자꾸 시계만 쳐다본다. 약속을 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젠 이런 경우 아예 약속을 잡지 않는다. 만나면 좋지도 않은데 억지로 웃고 이야기하는게 참 거추장스럽다. 지난 시절, 좋아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억지로 만나면서 답답함을 느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난 앞으론 이런 부자연스러운 만남을 최대한 줄이리라 다짐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아쉬운 시간들이니까.


한편으로 난 먼저 만나자고 제안하는 사람도 아니다.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는 경우는 1년에 손에 꼽을 정도다. 진짜 그 사람이 보고싶을 때, 생각날때 아껴두고 아껴두다가 이야기를 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최대한 피하고 싶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갑자기 문득 생각날때 그냥 만나고 싶다. 그런게 진짜 좋아하는 마음인 것 같다. 그런 경우가 흔하지 않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작은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나에게 아무리 잘해줘도 부담스럽고 불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도 그저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함께 있고픈 사람이 있다. 그런걸 보면 분명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사람'은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다. 


이번주 평일 저녁 참 오랜만에 좋아하는 동생을 만났다. 요새들어 보고싶고 생각이 나서 먼저 만나자고 이야기를 했다. 단 몇시간이었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게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그 동생을 만나면 예전의 내 모습 때문인지 자꾸만 챙겨주고싶다. 좋아하는데 특별한 이유야 없겠지만 분명 좋아하는 사람은 나랑 잘 맞는 무언가가 있다. 잘 맞는 사람을 만나기 어디 쉬운일인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건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 위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싫어하는 사람도 만나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만나봐야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꼭 안을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론 더 열심히 좋아하는 사람들을 안고 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