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아팠다.
나는 몸이 아팠고 마르꾸스는 마음이 아팠다.
깜짝 선물 놓고 가려 마르꾸스네 집 들렸다가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약속도 다 취소하고 드러누워버렸다.
약먹구 푹신한 침대에서 몇시간을 누워있었다.
한참을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보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옥탑은 비오는 소리가 참 예쁘다. 딴소리지만
정신이 좀 들어서 마르꾸스 빨래를 말리기 시작했다.
비오고 습하면 빨래가 잘 안마르니까 선풍기를 돌렸다. 아프니까 몸이 추워서 보일러도 틀었다. 방바닥이 후끈후끈해지니 땀도 나고 점점 몸도 괜찮아졌다.
가져온 깜짝 선물을 책상위에 올려놨다.
언니가 태국에서 사다준 말린 망고다.
집에 들어올때 향기가 나면 좋을것같아 안보이는 곳에 센티드 카드를 걸어뒀다.
배가고파 밥을 앉혔다. 아직도 딱 2인분으로 밥을 못짓겠다. 항상 모자르거나 넘친다.
냉장고를 살펴보니 카레하면 될것같아 카레를 만들기 시작.
감자 하나가 있어서 잘라두고 물 안에 넣어뒀다.
된장찌개에 넣고 남은 애호박도 썰었다.
소고기는 썰어둔 뒤 간장, 후추, 오레가노,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놨다.
아주 유용하게 사용중인 갈릭버터. 빵에 발라먹어도 맛있고 요리에 써도 유용하다.
넘 맛있는 버터다.
버터에 감자 볶아주고
소고기도 넣어서 볶아주고
애호박도 마지막에 넣어줬다.
볶다가 고기가 조금 익은 뒤 물을 넣어줬다.
마르꾸스는 카레를 좋아한다. 카레 매운 단계에 따라 많이 사둬서 요리할때 유용하다. 물론 엑스트라 핫이라는데 하나도 안매웠지만..
한블록 넣어봤다. 맛보면서 더 넣어주면 된다.
색깔이 연해서 한블록 더 넣었다.
끓일수록 더 풍부한 맛이 나는 카레. 한번 끓이고 먹기 전 다시 끓이면 된다,
밥은 쿠쿠가 해준다
카레론 아쉬워 냉동실에 있던 돈까스도 은근슬쩍 튀겼다.
상차리고
마르꾸스 퇴근할때까지 기다렸다.
축처진 기운없는 모습에 속상하고 미안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맛난 음식을 먹이는 일밖에 없구나
그거라도 했다.
오늘의 밥상 : 우울함을 떨쳐줄 소고기 돈까스 카레.
라고 장황하게 붙여봤다
확실히 먹고나니 기분이 나아졌다.
마음이 허할때, 몸이 아플땐 역시 밥이 보약이다. 약해질땐 가장 기본인것을 채워줘야한다. 그래야 다시 힘이난다.
여튼,
토닥이고 안아줄 수 있어 감사하고 감사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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