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더부스 인증샷.. 이런거 싫다규....
요즘은 어느때보다 '드러내기'를 갈망하는 시대인 것 같다. 그만큼 '시각'의 지배가 두드러지고 돋보이려는 욕구도 강해진걸까. 나부터도 어디를 갔을때 눈보다 사진기를 먼저 꺼내드는가 하면 맛있는 무언가를 먹었을 땐 스마트폰으로 찍은뒤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드러낸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생활을 드러낼땐 이상한 쾌감도 든다. 누군지도 모르는 인터넷 군중들에게 내가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참 오묘한 느낌을 가지는거다. 인터넷이 없었을 땐 이런 느낌도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그 시절이 그립다. 그땐 어떤 행복한 순간에도 무언가를 찍고 보여주려 하기 보단 온전히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추억들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문득 날 깨워주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요즘은 어느때보다 '사진'에 대해 생각해본다. 스스로 뭔가 보여주기 식으로 찍는다는 느낌이 들땐 절대 찍지 않는다. 반면 어떤것이 나의 감정을 일으켜주었을 때, 그리고 그 순간을 담고싶을땐 고민없이 카메라를 꺼낸다.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사진이 좋다. 한껏 포장하고 과시하는 사진보다 그 순간의 분위기와 감정을 자연스레 전하는 사진이 좋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분위기에선 절대 그런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인물과 공간이 편안히 함께 하는 분위기, 그리고 인물 사이의 감정조차 자유로울때만 시간이 흘러도 아름다운 사진이 탄생한다. 그래서 앞으론 마르꾸스와 그런 순간을 담아보고 싶다. 무조건적으로 매순간을 함께한다는 인증샷(?)을 찍기보단, 우리만의 특별한 순간을 자연스럽게 담아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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