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돌때가 있다. 사람을 만나든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겉도는 순간 난 불쾌감을 느낀다. 특히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할 때 겉돈다는 느낌은 가장 최악이다. 대화가 안되는 거다! 상대방이 내 핵심을 찾지 못할 때, 반대로 나 역시 상대방의 말이 무엇을 원하는건지 모를때 당황스럽다. 보통은 이런 느낌이 드는 사람과는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간혹 어쩔수없이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땐 속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맥락을 못짚어내는것,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는 건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니까. 그걸 못하면 모든건 무의미하다. 아주 슬프게도.
겉도는건 일상적인 대화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 할 때, 그게 영화가 됐던 책이 됐던 생각과 느낌을 말해야 할 때 겉도는 사람은 단번에 드러난다. 핵심을 못잡는 경우 중구난방으로 분별없이 느낌만 쏟아내는 경우가 제일 흔한 케이스다. 이런건 별로였다 저런건 이상했다 하는식의 이야기는 핵심이 아닌 부분부분만을 보고 종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실수다. 핵심을 짚어낸 사람은 단 한문장으로 모든걸 정리한다. 그리고 그 세부적인 것들로 부분들을 짚어가며 설명한다. 이건 뭔가를 질문할때도 마찬가지다. 질문이 중언부언 겉돌땐 질문하는 사람도 자기가 뭘 물어보고싶은지 모른다. 이때도 무조건 가장 중요한 줄기 하나만 잡고 나머지는 버려야한다.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는게 핵심인 셈이다.
또 글을 쓸때도 겉도는 경우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영화나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정확할 때, 그리고 너무나 간절할때만이 독자가 그 핵심을 알 수 있게 된다. 물론 대충대충 읽어내선 절대 핵심에 다가갈 수 없다. 작가가 치열하게 글을 쓴 것처럼 독자도 치열하게 글을 읽어내야 한다. 그렇게 곁가지들을 쳐내고 핵심에 도달하는 과정을 열심히 반복할 때, 우린 삶에서 핵심과 맥락을 읽어낼 수 있다. 바로 그 힘, 그 특별한 능력에서 삶은 또 한 번 전환점을 맞는다. 그때서야 우린 일상적이고 표면적인 삶을 떠나 보이진 않지만 소중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공부하자, 치열하게 마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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