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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장준하 의문사 사건 조사관의 대국민 보고서) - 고상만

멜로마니 2013. 2. 23. 22:50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 (장준하 의문사 사건 조사관의 대국민 보고서)  고상만 저  돌베개

 

 

지난 여름, 우연치 않게 내린 많은 비로 장준하 선생의 유골이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한 번 '의문사'로 남아있는 그의 죽음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 여당은 이 사건이 야당의 후보띄우기 전략이라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수법을 썼고, 조중동은 이 일에 대해 신문과 종편에서 당시 사건의 목격자를 내세워 의문사가 아닌 해결된 일이라고 알리기에 급급했다. 그게 사실일까. 그리고 그들이 인터뷰한 유일한 목격자 '김용환'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것일까. 이에 대해 당시 의문사 사건 조사관이었던  '고상만'씨가 책을 썼다. 그는 책에서 객관적 조사 사실들을 바탕으로 이 사건에 대해 하나씩 짚어나간다. 1장에서는 장준하 선생의 정치활동과 당시 독재정권이었던 박정희와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2장에서는 그가 맡아왔던 의문사 사건과 장준하 의문사 사건을 맡게 된 경위가 서술되어있다. 그리고 3장과 4장에 걸쳐 장준하 사건의 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다. 책의 맨 앞, 뒤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는 그가 이 책을 써야만 했던 , 그리고 이 사건을 진상 규명 불능으로 내릴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말해준다.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의견서, 녹취록들이 담겨있어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에 대한 다양하고 세심한 접근이 가능해진다.

 

사실 나는 3,4장의 조사내용이 궁금해서 이 책을 산 게 아니었다. 이미 장준하 의문사에 대한 조사내용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두 차례 다뤄졌고, '나는 꼼수다 - 봉주 19회'에서는 장준하 선생의 유가족과 고상만씨가 출연하여 특집으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런 일련의 프로그램들을 접하고 난 후여서 그런지 3,4장은 읽으면서 머리에 그림이 그려졌다. 그래서 단 몇시간 사이에 책을 다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그럼에도 책을 보고싶었던건 왜 조사관 고상만씨가 이 사건에 대해 '진상 규명 불능'으로 내렸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여 이야기를 할때도 그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이야기했다.  유일한 목격자라고 불리는 김용환의 터무니 없는 주장들에 대해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조사내용을 들으며 속으로 너무 답답했다. 이렇게 허점 투성이인 목격자라는 사람의 말이 '진실 규명 불능'이라는 판단을 통해 사람들의 머리속에 오히려 의문사에 대한 의심을 접게하는건 아닌지 걱정도 들었다. 왜 그는 진상 규명 불능이라고 판단을 내려야만 했을까.. 그건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나온다. 꼭 사람들이 그 부분을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읽고나면 한국이라는 나라, 그 사회가 얼마나 한참 삐뚤어졌는지 느끼게 된다. 왜 정부는 2074년까지 장준하 관련 자료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인지, 이 사건이 정말 해답을 찾기 불가능한 어려운 조사인지, 아니면 이 조사를 미궁에 계속 빠트리려는 배후집단이 있는것인지 등 책 속에 모든 답이 있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면 어둠 속 진실을 만나게 된다. 글을 통해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알린 고상만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강추 또 강추 책!!

 

 


* 저자의 다른 책

- 니가 뭔데... . 청어. 2003.03.20   

- 그날 공동경비구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 책으로여는세상. 201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