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잡설] 나는 쪼다다

멜로마니 2014. 2. 23. 12:43





나는 말을 잘 못한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도 말을 잘 못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나타나도 조리있게 말을 못한다. 그냥 어느 상황에서든 말을 잘 못한다. 머리속으로 미친듯이 말을 쥐어짜다가 큰 결심을 한 후엔 이미 그사람은 떠나고 없다. 친한 친구들과도 뭔가에 대해 논리적으로 말을 하거나 생각을 말할때 어려움이 있다. 그런게 자꾸 답답하고 쌓이니까 이렇게 글로라도 마음껏 방출하는 것 같다. 안그러면 너무 답답해서 터질 것 같으니까 !


거기에 나는 소극적이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찌질이처럼 말도 못하고 눈만 껌뻑인다. 좋아하는 작가, 교수님, 감독, 뮤지션을 만나도 멍청이처럼 쳐다만본다. 남들은 신나서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는데 나는 왜이렇게 그게 오그라드는지 모르겠다. 한번은 그걸 깨고 싶어서 억지로 오바도 했었는데 그런후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게 나쁜걸수도 있지만 뭔가 좋아하고 선망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직접 만나는건 그만큼의 환상이 깨지는 일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해왔던 사람과 실제 그 사람은 다를테니까, 거기서 나오는 실망감이 항상 있기에 먼발치에서 바라보는게 제일 낫다는 생각도 한다. 물론 그냥 쪼다같은 거지만.


아.. 이렇게 쓰고보니 앞으로도 쪼다인생을 살 것 같은 무서운 불안감이 엄습한다. 생겨먹은게 이러니 어쩌겠는가. 다만 앞으론 이야기하고 말걸고싶은 순간엔 후회없이 다가가자는 나와의 약속을 하고싶다. 그렇게 조금씩 표현하는 법을 익히고 싶다. 근데 나 진짜 답없는듯.. 안될꺼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