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잡설] 생의 의지와 영화감상

멜로마니 2014. 2. 13. 00:21


'그들 각자의 영화관 中'




오늘 간만에 혼자 영화보러 갔다. 뭔가를 약속해두고 꼼꼼히 지키는 성격이 절대 못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좋아하는 영화관들의 시간표를 찾아본 뒤 즉흥적으로 가는 편이다. 오늘은 씨네큐브에서 코엔형제의 '인사이드 르윈'감상. 항상 느끼는거지만 코엔형제의 영화를 보면 뭔가 사기당한 느낌이 든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는 느낌..? 이번에도 뭔가 사기당한듯한 씁쓸함에 부리나케 영화관을 빠져나와 30분을 걸었다. 썅.. 그래도 이런 생각은 들었다.


난 개인적으로 생의 의지를 판가름 하는 기준이 '영화'인 것 같다. 되돌아보면 20살부터 생의 의지와 영화 감상은 비례관계였다. 뭔가 궁금한게 많고 알고싶은게 많을땐 그만큼 영화도 많이 본 것 같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기 싫을때, 무기력해질땐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땡기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현재 내 멘탈(?)의 상태를 알고 싶으면 영화 감상 여부를 따지면 된다. 무언가를 보려고 노력할 때, 그래도 뭔가 알려할 때는 적어도 무기력한 때는 아닌거니까.


물론 영화를 많이 본다고 해서 열정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진짜 열성적으로 영화를 보는건 단순히 많이 보는것보다 직접 영화관을 찾아갈 때인 것 같다. 컴퓨터에 수천기가의 영화를 쌓아놓는다해도 영화관에 직접 찾아가는 수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개봉작을 모두 챙겨보는건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다. 매번 가기전엔 귀찮아서 망설여지지만 보고싶은 영화를 스크린을 통해 볼땐 '영화'의 매력이 성큼 다가온다. 어쨌든 누군가와 함께 킬링타임용이 아닌 오로지 '영화'를 위해 혼자 영화관에 찾아가는건 대단한 열정이다. 


오늘 영화관에서 잠깐 잠깐 멍때리면서 이런 생각들을 해봤다. 그래서 난 지금 얼마나 생의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겨울엔 유난히 움츠러드는 편인데 요즘은 그냥 정신을 어디다 둔건지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오늘 영화 시작 전에 곧 개봉을 앞둔 '행복한 사전' 예고편이 나왔는데 거기서 한 문구가 날 사로잡았다. '당신은 진심을 다해 현재를 살고 있나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두드려 맞았다.. 맞아.. 진심이 중요한거지.. 이것저것 한꺼번에 생각하고 마음만 급했었구나 지금 나는.. 이라고 생각하며 급 자아성찰을 했다. 결론은 '진심'을 다하는 것, 매순간 하는 그것에 최고로 '진심'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앞으론 그 연습을 해야겠다. 


여튼....... 오늘도 의미없는 주저리주저리.....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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