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단상] 내가 생각하는 '교육'

멜로마니 2014. 1. 25. 22:24





"La tâche des instituteurs, ces obscurs soldats de la civilisation, est de donner au peuple les moyens intellectuels de se révolter" - Louise Michel


우린 유년시절을 추억한다. 삶은 나이를 먹을수록 고달파지기에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돌아가고 싶어하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가고싶은 유년시절은 딱 유치원시절 뿐이다.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입시)교육'이란걸 받아왔지만 결코 다시 그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유치원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두렵다. 6,7살의 행복 뒤엔 꽉막힌 교육과 입시제도라는 틀에 갇혀 10년이 넘는 시간을 지내야 하기에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 무언가를 배워 내 생각을 표현하기보다 기계적으로 암기해야 하는걸 공부라 만들어준 과거 교육에 답답함도 느낀다.


그래서 난 아이를 낳지 않고 싶다. 아니, 낳는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교육을 시키고 싶지 않다. 아이까지 그 의미없는 시간들 속에서 틀에 끼워맞춰 살게 하고싶지 않다. 웃긴건 이런 사실을 국가 주요 업무를 처리하는 고위 공무원이나 돈이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돈이 있기에 자식을 미국과 유럽에 보낸다. 그리고 한국과는 차별화된 교육을 받고 또다시 한국 사회의 특수층으로 키운다. 결국 교육의 선택권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한국 사회를 꽉막히고 관료제적으로 만드는 교육을 받는다. 사회에 맞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 하면서 말이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말하는 '교육'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지만 최근 프랑스 칼럼을 읽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이 얼마나 졸렬한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동시에 진짜 '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도 알게 됐다. 위에 써있는 불어 문장은 프랑스에서 교사이면서 아나키스트 활동을 했던 루이즈 미셸의 말이다. "현 문명의 어렴풋한 전투병인 교육자들의 과제는 민중, 그들 스스로가 반항하도록 지성의 수단을 제공하는데 있다" 


그렇다. 교육은 순종하고 적응시키는데 있지 않다. 교육은 의심하고 끊임없이 묻는 과정에서 자신 스스로의 답을 찾게 만들어주는데 있다. 태어나서 학교에 다니고 일을 하며 결혼한 뒤 아이를 낳고 죽는 그런 단순한 사회 순환을 위한 교육이 아닌, 인간 개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게 교육이다. 지난 내 삶에선 인생이란것이 정해진 답이 없다고 말해준 선생님은 없었다. 그건 오히려 20살이 지나 내 스스로 찾아냈던 것이었다. 그보단 한국 사회라는 경직된 틀을 강요하고 그 세상만을 전부라고 보여준 선생님들이 많았다. 대다수의 경우엔 이런 이야기보단 교과서 진도를 나가고 시험을 보는데만 급급했다. 이런식의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한국 교육엔 미래가 없다.


결국 한국에선 교육에 기댈것이 없는 것 같다. 한편으론 우리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가 바른길로 나가는 과정에서 그만큼 아이들이 해야할 것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저차원적 교육을 기본적으로 받으면서도 그것을 의심하고 비판할 수 있는 생각을 가지도록 만들어줘야하기에 어느때보다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 옆에서 우리가 함께 그 짐을 나누고 함께 '공부'한다면 그래도 희망은 있지 않을까. 진짜 '공부'하는 힘을 사회에 나누기 시작한다면 꽉막힌 한국 교육도 조금씩 반란을 꿈꾸지 않을까. 물론 시간은 걸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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