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단상] 번아웃?

멜로마니 2016. 10. 23. 19:34



최근 이주간 번아웃 증후군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컨디션이 저조했다. 집중력으로만 따지고 보면 올해 중 최악이 아닐까 싶다. 공부를 쉬어버리면 안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간을 채우려 억지로 공부하면서도 이건 아니다 싶다.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공부량과 집중강도가 반토막 나버린 기분이다. 바람에 따라 요동치는 물결처럼 마음이 흔들려서 어떤 하나에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고 즐거움도 느끼지 못한다. 무엇에 감동을 느끼고 그게 마음속에서 울려야 진짜 공부가 되는데 그런 과정없이 막무가내로 머리에만 쑤셔넣고 있다. 그냥 이러다보면 다시 괜찮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증상이 처음이 아니다. 분명 예전에도 이렇게 둥둥 떠다니며 제대로 못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세상사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쏟는 것에 소홀해지고, 차창을 통해 거리를 두고 내가 아닌 다른것들을 바라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도, 새로운 책을 읽는 것도 버겁다. 내가 원해서 보고 읽는게 아니라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하는 느낌이랄까. 대학원에 들어온 이후로 나도 모르게 무조건 지식을 쌓아야만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올 가을은 그래서 참 어렵다. 그래도 어떻게든 내 식대로 돌파해야 한다. 어젠 오랜만에 안산에 올라가 북한산을 보고왔다. 확실히 산에 다녀오면 정신이 맑아진다. 잡념이 땀과 함께 배출되는 느낌이다. 산에 가지 않고선 이 시기를 잘 보내긴 힘들 것 같다. 다시 산을 통해 날 잡고 있는 군더더기들을 털어내고 삶의 감각을 되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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