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경험

[기록] 운동 두달째

멜로마니 2016. 1. 20. 14:05



마르꾸스와 함께 운동을 시작한지 벌써 두달째다. 헬스장에서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한다. 한달동안은 일주일에 다섯번 하루 두시간씩 운동을 했고 그 이후부턴 한시간 반 이내로 하고있다. 함께 하기때문인지 미루지 않고 빠지지도 않고 꾸준히 하고있다. 아마 혼자였다면 헬스장에 간다는 생각도 안했을 것이다. 헬스장이라는 공간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헬스장은 몸 안움직이고 편하게 사는 도시인들이 억지로 땀을 빼는 장소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도시에 살면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다. 자동차가 나 대신 걸어주고 먹고 입는것 역시 돈주고 사면 된다. 게다가 도시의 삶은 너무나 빨리 흘러가기에 몸을 움직일 시간을 내는것도 아깝다. 그러니 군살이 붙고 관성이 생긴다. 역설적이게도 그 굳은 지방들을 떼내려 돈을 내고 운동을 한다.


그럼에도 마르꾸스와 함께 헬스장을 다니는건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험 준비를 하면서 망가졌던 몸의 리듬을 되찾는게 목표다. 작년엔 공부한다는 핑계로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몸에 살이 붙고 여러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있었다. 일단 몸에 안좋은 음식을 선호하고 야식과 폭식을 하다보니 소화가 잘 안됐다. 몸땡이를 안움직이니 밤엔 불면증이 찾아왔다. 그러니 잠을 자고 난 뒤에도 피곤함이 계속됐다. 이 사이클이 8개월이상 반복되니 시험이 끝난 뒤에도 관성이 생겨 모든게 귀찮아지고 의욕도 없고 식욕도 없어졌다. 


바로 그 지점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니 차츰차츰 변화가 보였다. 일단 운동을 하면 몸에 안좋은 음식이 먹고싶지 않다. 오히려 '밥'이 먹고싶다. 그래서 자연스레 먹는게 조절이 된다. 기름진것보다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들을 선호하게되고 매 끼마다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를 하게된다. 생체리듬이 다시 회복되니 변비도 사라지고 불면증도 없어졌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연스레 잠이 들고 일찍 일어나게 된다. 내가 제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면시간(8시간)에 맞춰 자면 피곤함 없이 개운하게 일어나게 된다. 


이런 여러 변화는 나만 느끼는게 아니다. 두달째 함께 운동하고있는 마르꾸스 역시 이 변화에 큰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꾸스는 운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술을 마시고 과자를 먹는 습관이 사라졌다. 맥주를 좋아했기에 그걸 끊는다는게 어려울 것 같았지만 운동을 하면서부턴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줄었다 한다. 과자를 먹는것도 견과류나 과일로 대체하면서 자연스레 줄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서 나와 마르꾸스 둘 모두 언제 몸이 편한지를 알게됐다. 그래서 적당한 조절을 하고 리듬을 되찾는 연습을 계속해서 하고있다. 


이제 목표로 한 3개월을 다 채우게 되면 봄이 올것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산에 다니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그땐 헬스장을 떠나 산에 있어야 할 시기다. 운동하다가 지겹고 지루할때면 그 생각을 하며 버티곤 한다. 산을 가기 위해 체력을 쌓는 중이라 생각하면 힘이 날때가 많기 때문이다. 두달째 묵묵히 꾸준히 운동 하고있는 우리. 오늘만큼은 칭찬해주고싶다. 잘하고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