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마르꾸스와 나

[단상] chance de ma vie !

멜로마니 2016. 1. 8. 22:29




운명따윈 없다. 그건 그저 편하게 살고싶어 하는 사람들의 핑계일 뿐이다. 모든게 내가 만든 길 위에서 생겨나고 그 위에서 꽃이 핀다. 어쩌다 한 뻘짓에서 영감을 주는 순간을 만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도 하고, 어쩌다 만난 사람에게 빠져 호되게 당하면서 삶의 고통이 무엇인지도 알게된다. 이 모든건 자기 스스로 겪어내야 하는 일이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유약한 사람들은 남들이 하는걸 대충 따라하며 적당히 산다. 그러면 실패할 리스크도 없고 상처도 받지 않으며 별 생각 안해도 흘러가는대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난 그런 사람들이 재미없다. 자기가 가진 조건들에 안주하며 합리화하고 허세부리는 사람들, 진짜 재수없다. 


운명의 자리엔 '우연'이 가득하다. 수많은 우연 중 나에게 가장 멋진 우연은 무엇일까. 오늘 마르꾸스에게 뜻밖의 편지와 선물을 받고 내 인생 최고의 우연은 마르꾸스를 만나게 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나 싶다. 매력을 나열하려면 끝도 없다. 그냥 그 사람 자체가 매력 덩어리다. 일단 자존감이 튼튼한 남자다. 그래서 어디서나 당당하고 멋있다. 보통 또래 남자들을 보면 자신감도 없고 표현도 못한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낮은 자존감을 자기가 취득(?)한 배경들로 채우며 온갖 허세를 부린다. 그런 남자들 보면 참 한심하고 불쌍해보인다. 돈많고 직업 좋다고 으스대는 남자들이 제일 밥맛이다. 남자의 진짜 멋있는 모습은 그따위 과시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백그라운드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사막이 있다고 해보자. 그런 듣도보도 못한 곳에 데려다놔도 자기식으로 살아내는 남자가 정말 섹시하다. 자기에게 주어진 보이지 않는 능력을 한껏 이용해 살아내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멋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 남자는 한국 사회에 흔치 않다.


마르꾸스는 그런 흔치 않은 멋진 남자다. 소중한걸 소중히 아낄 줄 알고 지켜낼 줄 안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고 정직하다. 언제든 당당하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진다.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어디서든 금방 적응하고 상대방의 상황과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앞뒤가 똑같은 사람이기에 싸움이 나는법이 없다. 적으면서도 놀랍다. 이런 멋진 남자가 내 남자친구라니!


오늘은 예전에 내가 이야기했던 노무현재단 2016 탁상달력을 작은 편지와 선물과 함께 선물한 마르꾸스. 바쁠텐데 이렇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준걸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 아무 이유없이 때때로 꽃을 선물하고 마음을 전하는 로맨티스트다. 벤야민이 한 말이 생각난다. 선물은 받는 사람이 경악할만큼 놀라워야 한다는 말. 오늘 내가 선물을 받으며 그랬던 것 같다. 난 마르꾸스에게 그런 놀라운 선물을 준 적이 있을까? 떠올리면 한없이 따뜻하고 포근한 남자가 곁에 있어 겨울이 하나도 춥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