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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사진] 초롱초롱

멜로마니 2015. 5. 29. 23:34



사랑하는 초롱이를 생각하며.


어제와 오늘,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저께 밤 갑자기 초롱이가 아픈 모습을 보여 다음날 아침 병원에 가니 고환쪽에 커다란 종양이 발견됐다. 이렇게 무심한 주인이 있을까.. 혼자 아파했을 초롱이를 생각하니 뭐라 할말이 없이 마음이 찢어졌다. 검사 결과 다행히 악성 종양이 아니라 수술만 하면 완치된다고 했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초롱이가 아파하는걸 보니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다. 그저 울지 않고 "초롱아, 괜찮아 ! 잘 될거야 ! 수술 잘 하고 보자 !"라고 힘을 주는 수밖에 없었다. 


10살을 훌쩍 넘긴 초롱이는 지금껏 참 씩씩하게 많은 고통을 이겨내며 살아왔다. 자격이 없는 주인을 만나서 아파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아파하고 그걸 이겨내고 지금까지 지냈다. 4년전, 초롱이가 심장사상충이 번져 의사가 손을 쓸 수 없다고 했을때가 기억이 난다. 그때 프랑스에 있었기 때문에 초롱이 옆에서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는 속상함이 너무 컸다. 어떻게 이 작은 아이가 그 큰 병을 이겨냈는지는 아직도 신기하기만 하다. 그건 분명 '사랑'일 것이다. 그때 우리의 마음이 전해져 초롱이는 힘을 내고 버텼을 것이다.


그런 초롱이가 다시 큰 수술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나이가 많아 수술 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을 확률이 20~30%라고 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는 말에 미안함에 눈물이 쏟아졌다. 그렇지만 다시 기운을 내고 초롱이에게 힘을 줬다. 나까지 울어버리면 분명 초롱이도 그걸 알 것 같아서였다. 수술 전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어느때보다 더 환하게 인사를 나눴고 평소 자주 애용하던 돗자리도 깔아주었다. 그래서일까, 오늘 수술을 받고 무사히 의식을 회복했다. 이틀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다.


이제 회복에 들어가 월요일에 퇴원 예정인 초롱이. 할머니와 아빠 엄마는 그저 초롱이를 집 지키는 강아지로만 보지만 나에겐 정말 소중한 '가족'이다. 초롱이가 없는 집은 허전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월요일에 돌아오면 시원한 그늘도 만들어주고 맛있는 닭가슴살도 주고싶다. 사랑이란 별게 아니다. 그저 마음이 가는 만큼 표현하고 또 표현하는 일이 사랑임을 다시한번 느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