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남미순간

간호

멜로마니 2014. 12. 12. 07:20

 

 

 

 

 

 

 

어젠 마르꾸스가 많이 아팠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오늘 69호수 트레킹을 갔어야했지만 갑자기 마르꾸스 몸이 안좋아져 하루종일 옆에서 간호를 했다.

무엇을 잘못먹은건지 내가 갈라파고스에서 아팠던것처럼 감기와 설사증세를 보였다. 항상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고 끙끙앓으니 속으로 많이 놀랐다. 옆에서 약을 사다주고 물수건을 올려주다가 마르꾸스가 잠깐 컨디션이 좋아져 저녁 6시쯤 바깥을 나갔다왔다. 세탁 맡긴걸 찾은뒤 마르꾸스아 단게 먹고싶다고 해서 빵집에 갔다. 여긴 까페가 없고 보통 식당이나 빵집에서 음료를 판다. 달콤한 초코케이크를 두조각 시키고 카피 하나, 따뜻한 우유 하나, 빵을 먹었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삼천원이 나왔다. 한국에선 상상도 할수없는 낮은 물가에 행복하다. 마르꾸스는 숙소로 돌아가고 혼자 커피에 케이크를 먹었는데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멍때리는 기분을 즐겼다. 매캐한 매연냄새가 나고 투박한 사람들이 옆에서 차와 빵을 먹으며 날 힐끔힐끔 쳐다보지만 이런 풍경이 이젠 낯설지않다.

밤새 마르꾸스를 간호하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많이 나아져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컨디션이 나아져 이제 내일은 69호수 트레킹을 떠난다. 올라갈때 체력을 위해 오늘은 이것저것 먹을것들을 사러다녔다. 3솔짜리 견과류, 5솔어치 블루베리, 1솔짜리 빵, 2솔짜리 요거트 등 먹을걸 사고 밥을 담기위해 2솔짜리 플라스틱통도 샀다.

벌써 여행이 한달을 향해 가고있다. 시간이 어떻게 흐른건지 모르겠다. 오늘 마르꾸스와 앞으로의 일정과 숙소를 찾아보면서 남은 여행 일정도 지금처럼 시간이 빨리 흐를것같아 아쉬워했다. 힘들고 고생할땐 시간이 안간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순간순간이 아쉽다.

'뭐라도 해보자 > 남미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디노  (0) 2014.12.15
안데스 고난  (0) 2014.12.13
  (0) 2014.12.10
1솔의 행복  (0) 2014.12.09
천국인증  (0) 201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