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마르꾸스와 나

[기록] 봄의 제전과 아이피에이

멜로마니 2014. 10. 25. 14:31



지난주 토요일

마르꾸스가 소책자 번역을 맡은 발레 봄의제전(2013) 공연을 보러갔다.

공연은 국립현대무용단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저녁공연이어서 그전에 코미치에서 점심을 먹고 안산 둘레길을 걸었다. 

안산 초입엔 몸에 좋은 다양한 곡물을 구운 '무슬리'를 파는 아저씨가 항상 계신다.

맛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이날 시식해보고 3개를 구입했다. 세봉지에 만원이다. 앞으로 여기서 과자대신 구입해야겠다.













둘레길 걷다가 공원으로 내려와 햇빛쬐고 앉아있었다.

비둘기와 까치에게 무슬리 던져줬으나 까치는 안먹고 도망감

새들은 눈치가 빠르다.














예술의전당에 도착해선 시간이 남아 맥주와 과자를 먹었다.

마르꾸스를 만나고서 에일맥주라는 신세계를 접했다. 특히 아이피에이 맥주라는 신세계를 만났다.

그 이후론 탄산만 가득한 한국 맥주보다 에일맥주를 마셨다. 물론 가격은 일반 맥주의 2~3배다. 하지만 난 가짜맥주를 많이 마시는 것보다 제대로된 진짜 맥주 한 잔을 마시는걸 선택했다. 맥주 마시는 횟수야 줄이면 된다. 


이날은 각종 수입 에일맥주를 파는 연남동 맥주가게에서 맥주 두병사고 지하철에서 파는 옛날과자 2500원어치를 사오니 훌륭한 술자리가 완성됐다.

바람도 선선하고 날씨도 좋아 맥주 한잔하기 딱이었다.


발라스터 포인터 맥주를 처음 마셔봤는데 인디카보다 좋아졌다.













찾아보니 지난해가 봄의제전 초연 100주년이었다.

봄의제전은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음악을 바탕으로 무용가 바슬라프 니진스키가 만든 발레다. 처녀를 산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표현한 작품이다. 음악의 경우 기존의 클래식과는 다른 강렬한 리듬감이 인상깊다.

1913년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다양한 무용가들이 그만의 봄의 제전을 만들어왔다.

마르꾸스와 내가 본 공연은 지금까지 수많은 무용가가 표현한 봄의 제전을 두 명의 무용가가 보여준 공연이었다. 

초연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그만큼 기존의 발레와는 다른 파격적이고 급진적인 작품이었다.


음악의 구성을 살펴보고 공연을 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1 Part 1 - 서주(Introduction)

2 봄의 태동(Les Augures printaniers)

3 납치의 의식(Jeu du rapt)

4 봄의 윤무(Rondes printanières)

5 Part2 – 서주(Introduction)

6 신성한 춤(Danse sacrale (L'Élue)

 











공연 소책자 작업엔 마르꾸스의 번역이 담겨있다.

읽으며 인상깊은 부분들을 발췌했다.


발레 공연을 본 적이 없는 나에게 이날 본 봄의제전(2013)은 강렬함과 새로움을 안겨줬다.

유희를 위한 공연이 아닌 진지함과 고민을 담고 있는 공연이었기에 집에 돌아와서도 그 여운이 사라지지 않았다.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















이날 맥주마시면서 마르꾸스와 에일맥주 이야기 보따리가 쏟아졌다. 맥주덕후인 마르꾸스 덕분에 나도 맥주 지식이 늘었다.

이야기를 하다가 초롱이IPA를 만들어서 팔고싶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남들이 보면 황당무계한 말도 우리에겐 즐거운 꿈이다.

 함께하면 우린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