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읽기 :
http://www.ddanzi.com/ddanziNews/2775624
-
관광했을 때와 달리, 여행할 때는 시간과 감정을 투자하면서 여러 지역에 가서 주민들도 만나고 그 나라의 문화도 접하면서 색다른 인생 가치관을 체험한다. 공간적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도 깊이 있게 여행하기 때문에 마음이 넓어진다. 단순한 관광을 했을 때 남는 것은 기억, 사진, 기념품밖에 없는데 비해 진정한 여행을 하고 나서 남는 것은 신세계다. 색다른 환경, 냄새, 맛, 색깔, 분위기, 언어의 멜로디까지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익숙해왔던 세계가 갑자기 싱거워지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
반면에 유명하지 않지만 조금 떨어져 있는 평범한 지역에 가면 감탄할 것은 별로 없겠지만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은 사심 없이 자연스럽고 친절하게 대우해주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관광지에서는 아름다운 장소에 감탄하겠지만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관광은 감탄, 여행은 만남. 그렇다고 해서 꼭 멀리 떨어져 있는 시골에 가야만 여행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유명한 관광지만 지향하면 인간적인 경험에 대한 기대를 하면 안 된다. 관광지로 가는 것은 좋지만 관광지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 관광지와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 번갈아 지향하는 것이 여행에 가장 제격이지 않을까 싶다.
..
반면에, 똑같은 돈이라면 다섯 나라 중에 제일 관심이 있는 나라 한곳을 골라 그 나라에서 한달 동안 천천히 자유롭게 돌아다녀봐야 진정한 여행의 맛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여행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그 나라에 도착한 후 시차를 극복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 나라의 언어를 조금이라도 배워보고, 길을 잃어도 보고, 기차를 놓치고, 현지인에게 물어도 보고, 초대도 받아보고, 인연을 맺고, 등등, 이런 식으로 여행하다 보면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행할 때 시간은 자유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
여행은 조금 불편하긴 해도 낯섦과 다름을 느끼기 위해 하는 것이다. 게다가 한 달 동안 텐트를 치고 차가운 물로 샤워한 후 딱딱한 바닥에서 추운 밤을 보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도 못 먹는 여행에서 살아남았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날은 여행의 절정이 될 것이다. 드디어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푹신한 내 침대에서 잘 수 있겠구나! 배가 고파야 밥을 맛있게 먹는 것처럼 불편하게 살아봐야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의 가치를 또 다시 깨닫는다. 난 가끔 문명의 이기에 너무 익숙해질 때면 여행을 떠날 때가 됐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다시 말해, 집이 좋다고 해서 여행을 아예 배제해야 되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떠나라!
..
더 이상의 핑계거리가 없다면 한번이라도 떠나보라. 1단계는, 해외 여행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면 유명한 관광지로 가서 안내 책을 꼼꼼히 보며 안전한 관광을 한번이라도 해보라. 2 단계는, 관광객으로서 몇 번 경험해봤다면 용기를 내서 여행 책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직감을 믿으면서 진정한 여행을 해보라. 3단계는, 여행지에서 편견 없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계획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절대 자유와 같은 여행의 신비로운 힘을 느껴봤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나보다 잘 알고 있겠다.
-
'스크랩 > 신문기사 및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럼/한겨레] 유민 아빠께 / 김중미 (0) | 2014.08.28 |
---|---|
[칼럼/한겨레] 어린아이들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 이계삼 (0) | 2014.08.26 |
[기사/한겨레] 유가족 외면한 박 대통령, 새누리 당원들과 1주년 오찬 (0) | 2014.08.19 |
[기사/딴지] 범우시선 28호 - 딴지일보 정치 사회 (0) | 2014.08.18 |
[기사/한겨레] 김관진, 윤일병 사망 다음날 전모 알면서 사단장 징계도 안해 (0) | 2014.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