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 정호승
룸바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순간 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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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받아본 엽서.
좋아하는 친구가 시구를 자신의 필체로 담았다.
그리고 이렇게 엽서를 만들어 뒷면엔 시를 보내주었다.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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