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로 뒤덮인 요즘. 해야할것들 해가며 꾸역꾸역 살고있다.
난 잘 안다. 꾸역꾸역 억지로 살때 얼마나 스스로 질려버리는지. 그 기분은 정말 불쾌하고 더럽다. 안좋은 감정이 날카롭게 들어오기 때문에 그럴땐 스스로 경계주의보를 내린다.
그래서 답답하고 자꾸 딴생각만 난다.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거다. 지금 내가 서있는 이자리를 온전히 직시해야하는데.. 그저 생각뿐이다. 정신차려야지.
방어모드로 의무에 치여사니 집에만 오면 멍때리게된다. 끊었던 티비를 다시 보며 멍때리고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 으어.
그래도 하루 중 아주 짦은 순간,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위안일지도 모르겠다. 답답함에 숨통이 막혀오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편안해 질때가 있다. 난 그런 순간들을 잘 기억해두고 후엔 그런 시간이 많아질 수 있도록 삶을 만들어가고 싶다. 조금씩 늘려가는거다 그런 순간들을. 그러다보면 내가 원하는 어른의 모습이 될 것 같다. 쫓겨 살지 않고 끌려다니면서 살지 않고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내힘으로 이뤄가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그저께, 집에 돌아오는길 비가 쏟아졌다. 버스정류장에서 맞은편을 보니 나무들이 가득했다. 요즘 읽고있는 강신주 쌤의 신간 속 화엄세계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모든 생명들이 각자 그만의 향기를 내뿜고 아름다움을 간직한 세계.. 가만히 서서 그 세계를 한참이나 감상했다. 난 초록빛 나무가 정말 좋다. 비와서 촉촉히 젖은 나무냄새는 말할 필요도 없다. 나무를 봤을때 느껴지는 푸르름, 꼿꼿함이 좋다. 그래서 산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내정신이 아닌채로 하루를 살다가도 이런 찰나의 순간 난 힘을 얻는다. 학교를 왔다갔다하며 수업 쉬는시간 중 읽는 책에서도 힘을 얻는다. 그것들이 날 의무에서 벗어나 새롭게 무언가를 해보고 싶도록 만들어준다. '행동'을 부추기는, 그리고 설렘을 던져주는 모든 것들은 나에게 소중하다. 그래야만 삶도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고 나 역시 더 나다워지는 과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운빠지는 요며칠, 지겨운 일상 속 작은 위안 혹은 행복들.. 하나씩 기록하고 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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