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기록] 출산 D+11

멜로마니 2024. 4. 13. 23:07

출산 뒤 조리원 5일차.

1. 신체적 통증
지난주 수요일 출산 뒤 일주일 정도는 제왕절개 후 통증으로 움직임이 불편했다. 그래도 많이 움직이고 활동해서 지금은 옆으로 누워 자거나 기침을 하는것도 통증이 없는 편이다.

2. 호르몬 변화
임신 기간에는 우울증이 전혀 없었는데 출산하고 나니 호르몬 때문인지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이유없이 눈물이 나기도 하고 스무살때처럼 작은거에 울다 웃다 화가도 나고 오락가락이 심하다.

3. 육아에 대한 불안감
조리원 첫날 불안감이 가장 높았다. 속싸개, 기저귀 등 기본적인 것부터 몰라 배우는 과정에서 멘붕이
왔다. 7월에 해외로 이주할때까지 마르꾸스 없이 혼자 육아를 해야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서 첫날부터 모유수유를 열심히 배우고 수유량을 늘렸고 베리의 수유 간격과 먹는 양을 파악하려 모자동실 시간도 늘리고 있다. 이건 많이 해봐야 불안감이 사라질 것 같다. 조리원 퇴소 전 24시간 모자동실을 최소 3번 하는게 목표.

4. 모성애라는 것
난 아기를 낳으라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싫다.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는 사람들 중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본인들이 불행해 보이는데 왜 낳으라고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다.

인생의 모든 선택은 그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고 어른이라면 그 장단점을 판단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선택을 할것이다. 아이를 낳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나는 오히려 아기를 갖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과 가까운 것 같다. 지금도 아이가 최고고 많을수록 좋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들고 아기에게 집착하는 사람을
보면 싫다. 그런데 출산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있다. 열달동안 내 배속에서 움직이며 여기 있다고 신호를 보내던 아기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을 봤을 때부터 였던것 같다. 그 아기가 바다같이 깊은 눈망울로 날 쳐다볼때 괜히 울컥한다. 자기 전 그 모습이 생각나면 가슴이 뛰고 설렌다. 짝사랑이 시작된 느낌과 비슷한 것 같다. 짝사랑과 책임감 이 두 가지를 느끼고 있다. 꼭 아기가 아니어도 사랑하는 대상이 생긴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마르꾸스와 나, 그리고 베리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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