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읽자/테마별 책읽기

[단상] 마담 보바리 독파중 !

멜로마니 2016. 11. 20. 18:18



올해 가장 큰 책 인연은 '플로베르'다. 참 여러 계기가 있었다. 먼저 지난 여름 동생이 독일에서 사다준 책이 마담 보바리였다. 그 뒤 2학기 수업 중 독서노트를 제출해야 해서 책을 골라야 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이 마담 보바리였다. 원서가 아닌 한국어로만 읽었었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플로베르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계기라 생각했다. 그래서 책을 마담보바리로 정한 뒤 절반쯤 읽은 상황이다. 책을 읽으며 플로베르의 삶도 찾아보게 됐고 새로운 자극도 받게됐다. 귀감이 되는 멋진 작가다.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마담 보바리를 쓰기 위해 당시의 사회, 문화, 인간 그 모든것을 철저히 고증하여 소설속에 녹여냈다. 한 문장을 쓸 때마다 크게 소리를 내어 읽고 그 발음과 어조를 고려해가며 정성스레 표현을 빚어냈다. 그 순간을 적확하게 묘사할 단 한 단어를 찾기 위해 몇시간, 몇일을 써가며 고민했다. 완벽한 표현을 위해 매 순간 혼신의 힘을 다했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보바리 부인이 비소를 먹고 자살하는 부분을 묘사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비소를 먹어볼 정도였다.1851년 9월에 집필을 시작한 뒤 56년 4월에 탈고를 했으니 약 5년의 인생을 한 소설에 쏟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마담 보바리를 읽는다는 것은 작가의 밀도있는 5년을 흡수하는 것이다. 치열하게 고민한 성과물과 조우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흥분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다 읽고 난 뒤엔 정리해둔 문장을 토대로 필사를 하고 수없이 소리내어 읽어볼 생각이다. 올 겨울방학의 독서 목표는 플로베르와의 대화다. 프루스트, 카프카 이후 뜨겁게 만나보고싶은 작가가 또 한 명 생겼다. 마지막으로, 진지함과 뜨거움이 사라져버린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에게 울림을 준 플로베르의 문장을 적어두고 싶다.


Le seul moyen de n'être pas malheureux, c'est de t'enfermer dans l'art et de compter pour rien tout le reste.

- 불행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예술에 틀어박혀 사는 것, 그리고 그 나머지에 대해선 전혀 신경쓰지 않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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