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자/단상

[단상] 모국어

멜로마니 2019. 8. 18. 16:40

 

마르꾸스와 함께한지 벌써 5년째. 하지만 마르꾸스 특유의 억양이나 말투, 표현 방식 같은걸 캐치한 건 불과 1,2년 정도다. 난 그걸 마르꾸스의 모국어라 생각하게됐다. 그리고 부모님을 만나뵙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수록 마르꾸스의 언어는 부모님, 특히 어머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체감하고 있다.

 

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을 키워주는 부모에게 말을 배운다. 조금 거창해 보이지만 그 언어 속엔 인생에 대한 태도, 성격, 성향 등 모든게 들어있다. 누군가는 단 한마디를 해도 참 예쁘고 따뜻하게 하고, 누군가는 상대에게 상처주는 말을 아무 생각없이 한다. 공감과 소통을 결정짓는 것도 난 모국어, 어머니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마르꾸스가 늘 하는 말들이 있다. 정말 고마워, 정말 수고했어, 자기가 최고야.. 상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는 언어다. 난 그 언어가 참 좋다. 그래서 마르꾸스와 몇시간씩 떠들어도 힘들긴 커녕 재미있고 힘이 난다. 평소 사람 만나고 말하는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마르꾸스와는 수다맨처럼 하루종일 수다를 떤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할 줄 아는 사람, 언어로 삶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어머님을 뵙고나니 어떻게 마르꾸스가 이런 언어를 가질 수 있었는지 알게됐다. 마르꾸스의 어머님은 따뜻한 언어, 사랑을 담은 유쾌한 언어를 구사하는 분이다. 그래서 만날때마다 행복하고 기쁘다. 늘 그 마음을 배우게된다.

 

행복한 사람 곁에 있으면 행복해진다. 불행한 사람 곁에 있으면 불행해진다. 참 당연한 사실인데 자꾸 잊고 살며 불행해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난 마르꾸스와 함께하며 내가 참 행복해졌구나 생각한다. 따뜻한 모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늘 곁에 있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뭐라도 쓰자 >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록] 애도합니다  (0) 2020.02.12
[기록] 내리사랑  (0) 2019.09.20
[기록] 결혼 준비 하면서 느끼는 것들  (0) 2019.06.02
[단상] 끊는 용기  (0) 2019.04.02
[추모] 임일진 감독님, 애도합니다  (0) 2018.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