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자/경험

[기록] 강원국 청와대 전 연설비서관 벙커1 특강

멜로마니 2016. 11. 15. 23:27



2016년 11월 15일 충정로 벙커1 특강


리더의 덕목 5가지 : 실력, 배려, 호기심, 마음근육, 정보의 공유

(1) 실력 -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실력은 성실에서 비롯된 실력.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며 평소 구축해왔던 자신의 생각을 통해 국정 전반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대통령의 실력은 대답하는 능력이다. 대통령의 대답에 따라 정무 수행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요약, 정리능력이 특히 탁월하셨다. 10페이지의 보고서도 30초내로 속독한뒤 핵심을 캐치하는 이해력과 분석력이 뛰어나셨다.

* 쓸 줄 알고 말할 줄 아는것은 '논리'와 '어휘력'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설시 '첫째', '둘째', '셋째'등의 틀을 사용하셨고, 노무현 대통령은 연설시 주장, 이유, 근거, 반론, 소계, 종합의 구조를 사용하셨으며 대구적 구조를 강조하셨다. 어떤 형식의 연설, 말하기든 '틀'과 '어휘'가 중요하다. 연설시 가장 중요한 키워드(핵심어)를 먼저 정한뒤 그 단어의 배치도 고려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용하는 어휘는 주로 순우리말이었고 어휘량이 풍부했다. 적확한 언어 선택에 기뻐하셨고, 표현을 갈고닦는데 기쁨을 느끼셨다. 적당한 단어를 찾을때까지 고민하고 뉘앙스를 고민하시는 분이었다.

(2) 배려 - 두 대통령 모두 뛰어난 공감능력을 가지고 계셨다.실력을 갖춘 동시에 배려를 하셨고, 상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인간미 넘치는 유머를 구사하셨다. 리더의 덕목은 타인에 대한 배려다. 공감능력이 사회적 수준까지 높아지면 정의감이 생긴다.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를 보면 생이 끝날때까지 남을 배려한 것이 보인다. 한 문장을 제외하곤 모두 타인에 대한 배려와 걱정이 담겨있다.

(3) 호기심 - 노무현 대통령은 타인과 세계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산행을 하실때도 나무, 꽃이름 하나하나를 궁금해하셨다. 평소 기록을 중시하셨고 대통령 5년간 모든 말과 글을 기록으로 남기라고 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자신만의 화두(기회주의 청산)를 가슴에 새기고 항상 고민하셨고 그에 대한 답을 퇴임 후 책으로 남기고 싶어 하셨다. 결국 역사는 진보한다는 답을 내놓으셨다. 유서에서 '책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다'라는 표현은 자신이 온생에 걸쳐 이루고 싶었던 인생의 동력, 즉 고민과 화두를 기록으로, 책으로 남기는 꿈이 사라질 정도로 힘들어 하셨음을 보여준다.

(4) 마음근육 - 리더는 마음근육이 단단해야 한다. 내공이 있어야 한다. 즉 일희일비 하면 안되며 작은 일에 안절부절 해서도 안된다. 훌륭한 리더는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 자기의 심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해도 흔들림이 없다.

(5) 정보의 공유 - 노 대통령은 정보의 공유를 중시하셨다. 모든 국민이 알아야 될 권리가 있고 각자 스스로 정보의 주인이 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다. 청와대에서도 관료제식 수직적 구조가 아닌 실무자와 맨투맨으로 직접적 소통을 통해 업무를 처리했고 참모진이 하는 질문과 비판을 열린 자세로 수용하셨다. 직급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정보 공유가 되기 때문에 업무가 원활했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노 대통령은 경험을 공유하지 않으면 특권이 되고 특혜가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에게도 청와대 근무 경험을 책을 통해 국민과 나누는것을 제안하셨다. 사회나 집단이 상향평준화가 되기 위해선 모두의 역량 개발에 균형이 될 수 있도록 부족한 사람에게 학습의 기회가 필요하다.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같이 쓰고 고치는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


한국사회의 문제점 : 인풋과 아웃풋의 불균형

한국은 읽기와 듣기, 즉 인풋이 뛰어난 국가다. 입력이 많다는 소리다. 입력이 많아지면 이해력,모방력,암기력이 상승한다. 이게 지금 한국의 힘이다. 하지만 이는 잘 따라가는 능력일 뿐이다. 읽기와 듣기만 해서는 자기 생각이 없으므로 앞서가지 못한다. 바로 여기서 말하기와 쓰기의 중요성이 나온다. 이 두 아웃풋을 통해 내 생각이 정리가 되면서 만들어진다. 어떤 사건을 맞딱들였을 때 질문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입력만 가득하고 출력이 없다면 욕구불만의 상태에만 머무르는 꼴이 된다. 배출을 했을때에만 후련하며 자신의 욕망이 외부로 표출된다. 내 안에 있는 감정이 솔직하게 표현되면서 완전히 연소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려면 타인에게 말을 해봐야 아는 것이다. 일상속에서 어떻게든 아웃풋을 늘리고 표현해야한다. 용기를 가지고 던져야한다. 벽에다 대고 욕이라도 해야한다.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사건 역시 자신의 생각이 없는 무능한 인간이 대통령이 되었고, 그 측근들인 참모진이 아웃풋없이 입력만 하며 살아온 한국형 모범생들이기에 일어난 비극이다(내 생각임)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 그리고 말하기 글쓰기 팁

두 대통령 모두 재능보다 노력이 대단하신 분들이었다. 성실,성의,열의를 가지신 분들이었다. 자신이 국민에게 간절히 하고싶은 말을 어떻게든 잘 전달하고 싶어하는 진정성을 가지신 분들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업적보다 '이야기'를 남긴 최초의 대통령이다. 모두가 자신을 볼 수 있도록 모든걸 공개했고 수많은 일화와 경험을 남겨 그 중요성을 보여주셨다. 청중들 앞에서 말하는게 너무나 무섭고 떨린다면 아예 통째로 전부 외워서 내뱉는 최초의 경험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진정성은 솔직함과 타인을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타인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한 글쓰기와 말하기는 모두 감동을 준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도덕'에 두었다. 자신을 봉화산과 같이 홀로 우뚝 서있어 어디에도 기대지 않는 산이라고 하셨다. 모든걸 대화와 타협의 대상으로 생각하셨고 그 어느것도 배척하면 안된다고 하셨다. 포용,상생,관용을 통해 정치를 어떻게 바꿀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문장에서 보듯, 노 대통령은 시민은 '인과관계'를 따질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지역감정에 빠져, 근거없이 선택하는게 아닌 인과관계를 따져 정치인을 선택하고 사회 현안을 결정하는 것이 시민이라고 하셨다.


참고할 연설문 (모든 연설엔 계기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 : 서해안 시대, 만델라 방문시 연설문

노무현 대통령 : 8.15 경축사(첫 해), 독도 경축사(일필휘지의 탁월함을 볼 수 있다)





정말 필요했던 강연이다.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어주셨다. 잠시 잊고있던 진정성, 열정, 성실의 덕목을 가르쳐주신 두 대통령님과 강원국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 두 분은 세계 역사에 기록될 최고의 대통령이십니다. 진심을 담아 존경합니다. 열심히 갈고 닦아 가르침을 실현하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