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읽자/발췌

[발췌] 청춘을 산에 걸고 - 우에무라 나오미

멜로마니 2016. 6. 16. 23:11



청춘을 산에 걸고 │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 김성연 옮김 │ 마운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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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을 많이 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나중에 큰 기쁨을 얻는 법이다. 비록 등정에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날지라도 다른 대원들은 틀림없이 뿌듯한 만족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정대가 무사히 등반에 성공하더라도 나는 그들에 비해서 10분의 1의 기쁨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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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뾰족 갈라진 암각으로 뒤덮인 남벽의 상층부, 그 옐로밴드에는 발붙일 틈조차 없었다. 남벽의 하층부에서는 다른 대원들이 악전고투하며 루트 공작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난코스는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에 놓인 최후의 관문이었다. 일순간의 방심도 금물이다. 백 리 길은 구십구 리를 절반으로 친다는 격언을 떠올렸다. 만일 여기에서 실수를 저질렀다가는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돼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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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만에 완독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흥미진진 했다.

책을 읽다보면 글을 쓴 사람이 보인다. 애써 포장하고 그럴듯하게 쓴 글을 보면 재미없고 따분하다. 반대로 정직하고 솔직한 글을 보면 감정이 올라오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물론 후자에 해당하는 책이나 글은 흔치 않다. 

이 책은 특히나 아주 특별하다. 단순히 5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사람의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런 저차원의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한 사람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있는 책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다. 정말 아주 가끔 신비롭다고 느껴지는 사람을 만날때가 있는데 우에무라 나오미도 그런 존재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생각도 많아지고 몸땡이도 움직이게된다. 날 제대로 흔들어주는 사람이다.

내 삶을 또 한 번 열어줄 스승님을 책에서 만난 기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