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읽자/테마별 책읽기

[책/결산] 2014년에 만난 책

멜로마니 2014. 11. 7. 17:03


올해엔 여행으로 책 결산이 한 달 빨라졌다. 11월 중반부터 책을 읽지 못하니 더 열심히 읽은 것 같다.


올해는 30권이 조금 넘게 책을 읽었다.


그중 



다 읽고 리뷰를 남긴 책은 


-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밀 졸라)


- 삶을 위한 철학수업(이진경)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아즈 사강)


- 변신(프란츠 카프카)


-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조지 오웰)


- 학술원에의 보고(프란츠 카프카)


- 전락(알베르 카뮈)


- 사물들(조르쥬 페렉)


- 걷기예찬(다비드 르 브르통)


- 모멸감(김찬호)


- 겪어야 진짜(후지와라 신야)


- 빙점(미우라 아야코)


-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고미숙)


- 자립인간(변현단)


+ 알라딘 신간평가단 책 12권 (투명사회. 반란의 도시. 다산 정약용 평전.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철학자와 하녀. 히틀러의 철학자들. 독신의 오후. 피파 마피아. 대한민국 치킨전. 뉴스의 시대. 세 종교 이야기. 문학의 아토포스)




발췌를 남긴 책은


- 사랑예찬(알랭 바디우)

- 경제학-철학 수고( 칼 마르크스)

- 도쿄산책자(강상중)

- 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발터 벤야민)

- 세상물정의 사회학(노명우)




그냥 읽은 책은


- 다른 길(박노해)

- 1984(조지 오웰)

-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강신주)

- 마왕과 황금벌(미셸 투르니에)

- 정체성(밀란 쿤데라)

-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한윤형 최태섭 김정근)





아직 덜읽은 책은




- 오늘을 잡아라(솔 벨로)

- 더 클래식(문학수)

- 적과 흑(스탕달)

-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강신주)

- 그가 사랑한 클래식(요아힘 카이저)

- 군중심리(귀스타브 르 봉)





재미없어 읽다만 책은




-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 : 예약주문까지 하며 기대 많이 했는데 실망했다.





사고 안읽은 책은




- 책과 세계(강유원)

- 르네상스의 마지막 날들(시어도어 래브)

-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사사키 아타루)

-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김상봉)

- 김수영의 연인(김현경)




내년에 꼭 읽으리라 메모를 남겨둔 책은


나는 길들지 않는다. 연애의 시대. 근대문학의 종언. 장자. 아케이드 프로젝트 1,2. 녹두장군 전봉준(이이화). 전쟁과 사회(김동춘). 해뜨기전이 가장 어둡다. 걸리버여행기. 갈리아원정기. 유토피아. 작은 집을 권하다.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피에르 클라스트르). 포스트모던적 조건(리오타르). 대도시와 정신적 삶(게오르크 지멜). 가장 푸른 눈(토니 모리슨)




그리고




올해엔 책과 관련된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졌다.

바로 다 읽은 책을 큰 나무박스 안에 넣어놓는 일이다.

내 책상 옆엔 나무박스 두개가 있다. 한개엔 1년간 읽은 책이 담겨있고 나머지엔 평생을 읽을 고전이 담겨있다. 

읽은 책을 상자에 넣기? 별게 아닌 것 같은데 하고나면 마음이 참 이상해진다. 나무박스에 넣기 전 리뷰를 쓰던 발췌를 하던 다시 내것으로 거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 모든걸 마치고 나무박스에 넣을땐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올해엔 더 열심히 책을 읽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올해 피가 되고 살이 된 책은


- 카프카 단편선

-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 철학자와 하녀

-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

- 자립인간


카프카의 책을 읽으며 제대로 아팠다. 아픔을 대면한 뒤 상처를 이겨내고 성장했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는 두고두고 읽을 책이다. 주인의 삶을 살기 위한 질문들이 빼곡하다. 

철학자와 하녀는 철학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가 저자와 비슷한 면이 많아 참 공감하며 읽었다.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를 읽으며 사주, 운명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스스로를 타고난 것을 긍정하고 삶의 고비마다 극복해 가는 것이 운명임을 알았다. 

자립인간을 읽은 뒤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과 사는법을 그려볼 수 있었다. 




올해 내가 뽑은 문장은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 에필로그에 나온 칼 마르크스의 글


수단은 결과와 마찬가지로 진리의 일부이다. 진리의 추구는 그 자체로 진실해야 한다. 진실한 추구란 각 단계가 결과로 수렴된 수단의 진실성을 의미한다.

                                                                                           

                                                                                                    마르크스 경철수고 中


노동자가 힘들여 노동할수록 그가 자신에 대립되도록 창조한, 소원한 대상적 세계는 더욱 강력해지며, 그 자신, 그의 내적 세계는 더욱 가난해지고 그 자신의 것으로 귀속되는 것은 더욱 적어진다. 이는 종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신에 더 많은 것을 귀속시킬수록 그가 자신 안에 지니고 있는 것은 적어진다. 노동자는 자신의 생명을 대상 속으로 집어넣는다. 그러나 이제 그 생명은 그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활동이 커질수록 노동자는 더욱더 대상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의 노동의 생산물인 것이 노동자는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생산물이 커질수록, 노동자 자신은 더욱 작아진다. 노동자가 자신의 생산물에서 외화된다는 것은 그의 노동이 하나의 대상으로, 하나의 외적인 현실적 존재로 된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그의 노동이 그의 외부에, 그에게서 독립되고 소원하게 존재하며, 그에게 대립하는 자립적 힘이 된다는 것, 그가 대상에게 부여했던 생명이 그에게 적대적이고 소원한 것으로 대립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86


벤야민 일방통행로 中


자신의 과거를 강압과 고난의 소산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만이 그 과거를 현재의 순간에 최고로 가치 있게 만들 줄 알 것이다. 우리가 살았던 과거는 기껏해야 운반 중에 모든 사지가 잘려나간 아름다운 형상에 비유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 형상은 이제 우리가 우리의 미래의 상을 조각해내야 할 소중한 덩어리 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117


알랭바디우 사랑 예찬 中


사랑은 개인인 두 사람의 단순한 만남이나 폐쇄된 관계가 아니라 무언가를 구축해내는 것이고, 더 이상 하나의 관점이 아닌 둘의 관점에서 형성되는 하나의 삶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제가 '둘이 등장하는 무대'라고 일컫는 것이기도 합니다. 41


고병권 철학자와 하녀 中


철학이란게 단지 그런 지식과 자격증에 대한 이름이라면 나는 언제든 그 이름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철학, 내가 고마움을 느끼는 철학은, 누군가의 표현처럼, 언제나 내 정신에 찬물 한 바가지를 끼얹는 그런 것이었다. 그 물 한바가지를 뒤집어쓰고서야 나는 삶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나 역시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정서들에 머리채가 잡혀 이리저리 휘둘려 살았고, 바깥의 스펙터클한 풍경에 눈이 팔려 삶의 소중한 것들을 소홀히 해왔다. 그나마 내가 이렇게라도 살아가는 것은 때로는 책 속에서 때로는 책 바깥에서 내 정신의 등짝을 후려쳐준 이들 덕분이다. 그 경험이 내게는 철학이다.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도 철학이 그런 친구이기를 바란다. 10 11





나에게 2014년은 

책에서 만난 지혜를 내 삶 속에서 다시 재창조하려 노력한 시간들이다.

새로운 해에도 책에서 세상을 발견하고 현실에서 책 속 세상을 확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