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신문기사 및 칼럼

[한겨레/세상 읽기] 가만히 있으라 - 이계삼

멜로마니 2014. 4. 18. 16:50





칼럼 읽기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33300.html?_fr=mr1



..세월호.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침수가 시작된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구조 요청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오전 9시에 조난 신호가 갔고, 10시30분에 배가 침몰했는데, 잠수지원 장비를 갖춘 구난함이 다음날 새벽에 도착했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는다. 구명정 46개 가운데 2개만 작동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마음이 꺼져 내리는 것 같다..


..믿을 수 없는 일을 너무 많이 겪다 보니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가 사라져버렸다. 믿어야 할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들이 한 몸뚱어리로 엉켜 문드러져 버림으로 인하여 믿음 그 자체가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저들도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하나의 행동윤리만이 존재했을 것이다. “나서지 않을 것, 개인이 져야 할 책임이라면 굳이 지지 않을 것, 인간의 고통보다 상부의 진노를 두려워할 것, 끝내 내 자리를 지킬 것.” 그리하여, 우리는 ‘대충’ 살게 되었다. 다만, 나와 내 가족만이라도 이 지뢰밭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기만을 기도하면서. 그러나 때때로 재앙은 이렇게 형언할 수 없는 실상으로 우리 앞을 찾아오곤 했다..


..수백명을 태운 배가 기울어 가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한다. 언제나 그러했다. ‘가만히 있으라, 기다려 달라.’ 우리는 가만히 있도록 교육받았고, 끝내 기다려야 했다. 목에 물이 차오를 때까지..


..그럴 것이다. 이 나라에도, 우리들 삶에도, 사회적 정의와 공평에도, 공적 준칙과 신뢰의 가치에도 물이 목까지 차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울어져가는 대한민국호의 승무원들은 언제나처럼 ‘가만히 있으라’고만 한다. 구명정은 쇠사슬에 묶여 있다. 그리고 여차하면 세월호의 그 누구들처럼 가장 먼저 탈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기도뿐..

..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

신이 있다면 제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세요..!!!!!!

..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