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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러시아여행] 상트페테르부르그 둘째날 (첫째날 일기포함) 2008년 여름

멜로마니 2013. 2. 8. 23:25

 

 

 

요즘 고골 단편선을 읽고있다. 그 중 '코'라는 단편이 있는데 그 무대가 러시아의 도시 중 하나인 '상트페테르부르그'이다. 읽다보니 2008년 마지막 여행지였던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그, 모스크바가 기억이나서 더 까먹기전에 담아놓기로 결정. 벌써 5년전의 일이라 사진들만 보면 희미한 기억들만 가득하다. 하지만 다행인건 그 당시 썼던 매일매일의 일기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점. 독일을 여행하고 오후 비행기로 상트페테르부르그로 간터라 밤 12시에 호텔에 도착한 첫째날은 사진없이 일기로 대체한다.

 

 

... 지금은 상트페테르부르그의 호텔이다. 거주등록을 하려고 하루는 호텔에 왔는데 여기서 등록을 하려면 하루밖에 안된단다. 묵는 횟수밖에.. 어제 비행기에서 맘 단단히 먹고 내려서 공항 도착. 입국심사는 간단히 끝났고 비행기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저녁 9시가 됐다. 다행히 해는 떠있었다. 환전하려고 보니 문이 닫혀있고 information center도 문닫았다. 어떡할까 하다가 우선 카드에서 200루블을 뽑고보니 100루블 지폐 두 장이 나왔다. 버스타기전에 잔돈으로 바꿔야 할 것 같아 공항 안 가게에서 잔돈으로 바꿔달라니까 안바꿔준다. 콜라사니까 그제야 바꿔주는데 ㅅㅂ 콜라가 70루블.. 진짜 이 콜라 안먹고 서울까지 가져갈꺼야. 나중에 물가를  이때 콜라가 얼마나 비싼지 실감했다. ㅅㅂ 졸라비싸.. 잔돈 만들어 밖으로 나가니 버스정류장이 없어서 러시아 청년한테 길을 물었다. 꼬질꼬질한 종이에 다닥다닥 붙여서 러시아 말을 써놨는데 그중에 시내로 가는 버스는 어디에 있습니까?를 말하려니 여기 억양도 모르겠고 악센트도 몰라서 그제아스따나블리바잇싸아프뜨부스브찌엔뜨르고라다?를 랩퍼처럼 줄줄 말했다. 내가 말해놓고도 어이없었는데 알아듣고 가르쳐줬다. 헐 이나라 말이 원래 이런거니.. 암튼 버스정류장에 있는데 버스가 안와서 눈치를 보니 봉고차가 사람을 한 10명씩 태우고 가는거다. 아 이게 그 마르쉬루뜨까(미니버스)구나.. 또 한 대가 오길래 마스꼽스까야 미뜨로?? 하고 물어보니까 맞다고 해서 얼른 탔다. 자리가 없어서 운전기사 아저씨 바로옆에 탔는데 진짜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할때 생각났다. 헐.. 에어콘없고 기름냄새나는 봉고차. 얼마냐고 물으니 22루블. ㅅㅂ 그니까 콜라값이 무지 비싼걸 실감했다. ㅅㅂ 공항에서 절대 안사먹어. 가는데 힘들어서 땀 삐질삐질. 맨앞에 기사포함 3명이 탈 수 있는데 내 옆에 러시아 여자가 한 명 더 탔다. 중국인처럼 생긴애가 헉헉대면서 어쭙잖게 러시아어하니까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인이라고 알려주고 멍하니 있다가 창밖의 러시아를 구경했다.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는 도로는 우리나라랑 비슷했다. 차가멈춰섯 마스꼽쓰가야 미뜨로?? 하니까 맞다고 내리라 그래서 내렸다. 단어 하나만 잘 말해도 말이 통해서 다행이다. 길에서 내리고 보니 역으로 가는 지하도 같은게있고 공원이 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암튼 내려가는 길 묻다가 미니버스에서 만난 러시아 아주머니가 자기도 역가는 길인데 무슨역 가냐그래서 목적지 말씀드리니 자기 따라오라구 하신다. 감사해서 따라가서 표끊고 지하철 표끊는 법 배우고 방향이 같아서 같이 탔다. 이분도 러시아 사시는데 2주동안 여행갔다 왔다구 하신다. 제일 많이 말씀하신게 항상 짐은 내 손에 가지고 있고 놓고다니지 말것! 특히 귀중품! 밤엔 위험하고 인적드문곳은 절대 다니지 말라고 계속 강조해서 말씀해주셔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쌍뜨사람들은 대부분이 좋은데 몇 사람만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구 하시니.. 정말 조심해야겠다.. '주리' 발음을 어색하게 하면서 챙겨주시는게 고마워서 맥심커피를 드리니 막 울려고 하신다. 내일 먹어봐야겠다면서 고맙다고 좋은여행하고 조심히 한국 돌아가라고 해주시는데 아직도 지하철에서 헤어지던 순간이 생각난다. 마음이 찡했던 순간이었다ㅜㅠ 쩨흐날라기체스끼인스띠뚜뜨 역에 도착. 이제 주소와 direction만 가지고 길을 찾아야 하는데 역 밖으로 나와보니 도로가 넓고 사거리로 길이 무지 넓다. information map에도 호텔표시가 없고 역 앞에는 이상한 아저씨들이 서있다. 무서워진 나는 우선 직감으로 방향을 정해서 걸었다. 이런 아저씨들 앞에서 당황해하고 우물쭈물하면 아무래도 안될거 같아 태연한척하고 짐끌고 걷기 시작. 러시아어도 모르겠고 대로변엔 호텔도 없어서 막막해하며 가는길에 어떤 러시아 아가씨가 지나가서 주소 보여주면서 어디냐고 물으니 같이 데려가준다ㅜㅜ 진짜 너무 고맙다. 너무 무서웠던 순간이었는데.. 스트릿주소 있는데까지 봤던 길을 돌아서 데려다주고난 그길로 들어왔다. 정말 감사하다 진짜.. 길로 들어오니 인적이 드물어서 무서웠다. 쭉 가다가 한번 경찰같은 청년한테 길을 물으니 이 길로 쭉가면 나온다 그래서 가는길에 중국인 부랑자들을 봤다. 진짜 무섭다. 호텔이 마침 바로 앞에 있어서 얼른 들어갔다. 들어가서 숙박부 기록하고 국제전화카드 100루블짜리 사고 내방에 들어가니 막 눈물이 났다...

 


 

 

 

 

 

 

첫 날 묵은 호텔에서 나와 나머지 3일동안 묵을 호스텔로 이동, 호스텔이 있는 넵뜨로역 근처. 여기까지 지하철타고 왔는데 한번 환승하고 진이 빠진 기억이.. 그 이유는 곧 있음 나온다.

 

 

 

 

 

 

 

 

 

 

 

 

 

 

 

 

 

호스텔 주변 빙빙 돌고 못찾다가 혼이 빠질때쯤 호스텔과 상봉하고.. 오후 4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근처 피자집으로 들어갔음. 초점아.. 미안..

 

 

 

 

 

 

 

 

 

 

 

 

 

 

 

 

 

 

정체불명의 음식. 뭔가 다 어디서 본거같은 음식인데 조합이 이상한듯. 암튼 배터지게 먹었다.

 

 

 

 

 

 

 

 

 

 

 

 

 

 

 

 

 

 

 

피자집 앞에서 짤방. 이 길에 호스텔이 있었다. 첫날 묵은 호텔은 상권이 아닌 조용한 지역에 있었는데 여기는 길가에 시장이 가득하고 시끌벅적했다. 이날은 기운빠져서 그냥 시장 둘러보고 그 근처인 넵뜨로역만 조금 둘러봤다.

 

 

 

 

 

 

 

 

 

 

 

 

 

 

 

 

골목으로 들어오면 시장이 있다. 첨에 호스텔 못찾아서 이 시장바닥을 짐끌고 계속 돌아다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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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풍경. 이때 편광필터 끼고 걍 찍고다녀서 하늘밖에 안보이네..

 

 

 

 

 

 

 

 

 

 

 

 

 

 

 

 

이거 왜찍었지.. 무서워서 찍은듯..

 

 

 

 

 

 

 

 

 

 

 

 

 

 

 

 

 

이건 호스텔 있는 길가에 있던 백화점 벽면과 도보. 생각해보니 호스텔 위치가 환상적이었다. 이 백화점이 쌍뜨에서 제일 큰 '고스티니 드보르  백화점' 근데 들어가보면 약간 우리나라 아울렛 느낌이었다.

 

 

 

 

 

 

 

 

 

 

 

 

 

 

 

 

 

여기가 바로바로 넵스끼 쁘라스빽뜨 거리!! 이 큼지막한 길이 고골리의 작품속에도 등장한다. 이길을 쭉 걷다보면 까잔성당도 만날수 있고 에미르따쥐 박물관도 갈 수 있으며 기차역도 갈 수 있다. 참으로 매력적인 길이다.

 

 

 

 

 

 

 

 

 

 

 

 

 

 

 

 

 

이때가 휴일이었던 것 같은데, 휴일은 이렇게 차가 안다녀서 도로를 맘껏 걸을 수 있다.

 

 

 

 

 

 

 

 

 

 

 

 

 

 

 

 

 

러시아..러시아..러샤... 2013년, 새삼스레 이 길이 그립당..

 

 

- 둘째날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