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읽기 :
http://www.hani.co.kr/arti/SERIES/56/6023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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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넘게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지만, 여전히 나는 이해가 안 된다. 국정원이 왜 이 시점에서 이 사건을 터뜨린 것인지를, ‘전쟁 나면 비비탄총 개조해서 맞받아치자’는 잠꼬대 같은 소리가 이 체제에 대체 무슨 구체적인 위협이 될 것인지를 다들 모르지 않으면서도 이 소용돌이 속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리고 국정원이 놀랍다. 자신을 향해 죄어오는 손길을 낚아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비틀어버리는, 한 번도 아니고 벌써 두 번이나 정국을 엎어버리는 그 능력과 배포가 놀랍다. 그리고 저들은 의도했던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진짜 내란’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적 효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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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란은 민중의 삶터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공사 강행을 기다리고 있는 밀양 송전탑 어르신들은 또 한번 전쟁을 각오하고 있다. 시민들이 이런 일들에 수수방관하는 것은 각자에게도 내란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방어해야 할 위태로운 삶의 진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란음모의 뒷마당은 이렇게들 웅성이고 있지만, 이 나라 민주주의의 앞마당은 여전히 저들의 차지임을 또 한번 확인한다. 수십년 전진해온 민주주의가 한 번에 털린 것만 같다. 21세기에 비비탄총 내란음모를 보아야 한다니…. 눈 뜨고 코 베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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